'살인 예고' 서현·오리역에 경찰 배치
AK플라자도 보안요원 1→29명 늘려
[성남=뉴시스] 신정훈 기자 = 성남 분당 서현역에서 발생한 흉기난동 사건으로 14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이튿날인 4일 오전 8시 20분 현재 서현역을 통해 출근하는 시민들의 모습에는 불안한 모습이 역력했다.
일부 시민들은 전날 언론 등에서 공개된 사고장소를 흘낏 쳐다보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게다가 사고발생 직후 '4일 오후 6시부터 10시 사이, 오리역에서 비슷한 범행을 저지르겠다', '서현역에서 남자 20명을 죽이겠다' 등의 섬찟한 살인 예고글들이 맘카페 등에서 잇따라 올라와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경찰은 서현역과 오리역 주변에 경찰특공대 전술팀과 경찰관기동대, 순찰차 등 모두 70명의 경찰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고 있다.
또 인근 정자역과 야탑역에도 각각 10명씩 모두 20명을 동원했다. 이외 판교역, 이매역, 수내역, 미금역 등에도 경찰을 투입해 순찰을 강화했다.
경찰들이 역주변을 계속 순찰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출퇴근을 서현역에서 한다는 직장인 박민영(27)씨는 "어제 그런 일이 있고 난 후 지나는 사람들과 눈 맞추기가 무섭다"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일부러 휴대폰 화면에 더 집중하게 된다"고 불안해 했다.
또 다른 시민 황모씨는 "예전에는 사람 많은 곳이 안전하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피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더이상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AK플라자도 전날 흉기난동 이후 또다시 추가 살인 예고글이 올라오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평상시에는 1명의 보안요원만 배치했으나 이날은 영업시작과 함께 총 29명의 인원을 백화점 내 곳곳에 2인 1조 혹은 1명씩 배치했다.
온라인상에서도 걱정과 우려하는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서현역 인근에 학교, 학원이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한 시민은 "우리 아이들이 사는 세상이 좀 더 따뜻하고 살만하길 바라는데, 마음이 무겁다. 그냥 무섭다는 생각에, 하루 쉰다고 달라질 건 없지만 아이들 학원 밀집 지역이라 오늘은 학원 쉬고 더 조용히 보내려 한다"라고 썼다.
또 다른 시민은 "일이 손에 안 잡히고, 마음이 무겁다. 우리 가족, 친척, 이웃일 수 있었던 부상자분들 꼭 잘 회복하시길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전날 오후 5시 59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AK플라자에서 '남자가 칼로 사람을 찌르고 다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이날 오후 5시 55분께 경차로 서현역 인근 인도에 돌진, 보행자 다수를 치고 차에서 내려 백화점 안으로 진입해 무차별 흉기 난동을 벌였다. 이후 출동한 경찰에 오후 6시 5분 체포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특정 집단이 날 스토킹하고 괴롭혀 죽이려고 한다. 내 사생활을 전부 보고있다'고 진술하는 등 횡설수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확인 결과, A씨는 대인기피증으로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정신의학과 진료에서 분열성 성격 장애 진단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가 피해망상 등 정신적 질환에 따라 범행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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