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기준 폭염 6.7일, 열대야 3.3일
아열대고기압 영향 '고온다습' 날씨
땡볕에 습도·태풍 맞물려 체감온도↑
2018년 '최악 폭염'엔 아직 못 미쳐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장맛비가 끝나기 무섭게 전국이 '한증막 무더위'에 신음하고 있다. 기상청은 관측 이래 최악의 폭염을 기록했던 2018년 여름에 비할 정도는 아니지만, 이제 8월의 초입인 데다가 덥고 습한 날씨가 계속돼 온열질환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올해 전국 폭염일수는 6.7일, 열대야 일수는 3.3일로 관측됐다.
1973년 기상 관측 이래 연평균 폭염일수(11일), 열대야 일수(6.6일)에는 한참 못 미치지만, 아직 8월 초순도 채 지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더 늘어날 수 있는 수준이다.
실제 강릉의 경우 전날(3일) 기준 한낮 최고기온이 38.4도로 8월 일최고기온 극값 역대 2위를 기록했다. 밤 최저기온도 2일 기준 30.5도로 나타났다.
한반도 주변 기압계도 심상치 않은 모습이다. 당분간 덥고 습한 성질의 아열대고기압 영향권에 놓인 탓이다.
맑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햇볕에 의해 기온이 오르고, 지난달 장마에 더해 이따금 내리는 소나기로 습도까지 높아져 전국 대부분 지역의 체감온도가 35도를 오르내리고 있다.
여기에 동중국해상에서 정체하다 일본 규슈 남쪽 해상으로 북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제6호 태풍 '카눈'이 고온다습한 공기를 주입하는 것도 더위에 한몫을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이번 주말과 다음주초까지 한낮 최고기온이 36도로 매우 덥다가, 주후반에도 33도를 오르내리며 폭염과 열대야가 반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아직 기록적 폭염과 열대야를 기록한 2018년 여름에는 미치지 못 한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지난 2018년에는 장마가 비교적 짧게 끝난 뒤 무더위가 길게 찾아왔다.
이로 인해 폭염 일수는 31일로 관측 이래 가장 많은 빈도로 발생했고, 열대야일수도 16.6일로 역대 가장 잦았다. 특히 열대야는 8월에만 9.4일 발생했다.
전국 대부분 지역의 8월 일최고기온 극값도 2018년이 휩쓸었다.
당시 관측 기록을 보면 서울 39.6도(8월1일), 수원 39.3도(8월1일), 춘천 39.5도(8월1일), 대전 39.4도(8월15일), 청주 39.1도(8월15일), 광주 38.5도(8월15일), 전주 38.9도(8월13일)로 아직까지 2018년이 1위를 지키고 있다.
역대급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온열질환도 치솟았다.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보면, 2018년 온열질환자수는 4526명으로 연평균(1526명)의 3배에 육박했다. 이중 사망자는 48명으로 2011년 감시체계 운영 이래 가장 많은 환자와 사망자 발생을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 2일 기준 전국 누적 온열질환자수는 1385명, 사망자는 18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074명)보다 발생 환자 수는 311명 늘었고, 사망자는 3배를 기록했다.
올해는 장마가 평년과 비슷한 시기에 끝났고 아직 폭염이 시작된지 얼마되지 않아 과거 무더위와 비교하긴 이르지만, 습도가 높아 체감온도가 크게 오르고 여름이 아직 길게 남은 게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지금 폭염 상황이 역대급 손꼽힐 정도는 아니지만 많인 더운 것은 사실"이라며 "장마가 끝나고 열이 축적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온이) 계단식으로 상승하고 있고, 아직 8월이 (더) 남아있어 예보와 실황 감시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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