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폭염특보에 얼음 값 평소 2배"
"후쿠시마 오염수 이후 매출 급감해"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 "요즘 같은 날씨는 얼음 값도 안 나와..."
폭염 특보가 내려진 울산지역 수산물시장은 휴가철까지 겹치면서 손님 발길이 뚝 끊겼다.
특히 국가어항으로 지정된 방어진항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에 매출이 급감하면서 '삼중고'를 겪고 있다.
3일 오전 울산 동구 방어진공동어시장. 낮 최고 기온이 35도까지 오르면서 상인들은 혹시나 진열된 수산물이 상할까 봐 연신 얼음을 부었다.
상인들 노력과 반대로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면서 얼음은 이내 녹아 물이 뚝뚝 흘렀다.
상인 이부잠(66·여)씨는 "이렇게 푹푹 찌는 날이면 평소 2만원 들던 얼음 값이 2배 이상 더 나간다"며 "가자미 40마리 들어있는 한 상자 팔아도 1만원이 안 남는데, 식비에 얼음 값까지 충당하면 남는 게 하나도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요즘은 여름 휴가철이라 사람들이 밖에 안 나오는지 손님이 더 없다"며 "안그래도 정치인들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떠들면서 매출이 줄었는데, 여름이 되니까 더 힘들다"고 말했다.
실내에서 영업 중인 방어진활어센터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창 점심시간인데도 활어센터 내부는 썰렁했다.
여름철 인기메뉴인 물회 맛집 횟집들도 손님들로 붐비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상인 장인옥(76·여)씨는 "예전에는 기업체들이 휴가에 들어가도 손님이 많았지만, 올해는 이상할 만큼 손님이 없다"며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장사가 잘 될 줄 알았는데, 물가가 오르면서 오히려 더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이날 상인들은 원전 오염수가 정치적 이슈로 떠오른 이후 매출이 떨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한 어민은 "거리에 붙어있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관련 정치 현수막 때문에 손님들이 더 불안해 하는 것 같다"며 "오히려 오염수가 방류되기 전에 수산물이 더 잘 팔려야 하는 것 아니냐. 하도 정치인들이 원전 오염수 방류로 싸우니 공포스러운 분위기만 조성돼 상인들만 힘들어졌다"고 했다.
이어 "실제로 일본산 멍게 수입 논란이 터진 이후 방어진에도 멍게를 찾는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 일본산 수산물을 취급하지 않아도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수산물 자체를 먹지 않으려고 한다"며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어민들의 고충에 대한 대책마련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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