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노인비하' 논란 여진…사흘 만에 진화나선 민주 지도부

기사등록 2023/08/02 10:55:31 최종수정 2023/08/02 11:48:05

박광온 "특정 세대 상처 주는 언행 안 할 것"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3.08.02.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의 '노인 비하' 발언 파문이 확산하자 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구성원은 세대 갈등을 조장하거나 특정 세대에 상처를 주는 언행을 하지 않을 것이다"고 고개 숙였다.

이어 "김은경 위원장이 노인 관련 발언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며 "민주당은 모든 국민의 말씀을 겸허하게 경청하고 배려하는 자세로 모든 언행에 신중하고 유의하겠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유감의 뜻을 표명하면서도 당이 추진한 노인 복지 정책을 부각하기도 했다.

그는 "(민주당은) 세대 간 갈등 해소와 노장청(노년·장년·청년) 정책 조화를 중요한 정책 기조와 삼아왔다"며 "기초연금의 도입과 확대, 치매 국가책임제 도입, 노인일자리 확충, 경로당 냉난방비 예산 확충과 같은 노인 복지 복지 정책을 추진하고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오늘은 아버지, 어머니 세대의 희생과 헌신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노인 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가장 높다. 슬픈 현실"이라며 "노인 모시는 것은 국가 책무다. 또 젊은이의 미래를 국가가 책임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교훈이 되기도 한다. 어르신들의 안정적 생활과 건강한 삶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원내대표의 이날 발언은 김 위원장의 "미래가 짧은 분"이란 비유 등으로 불거진 노인 비하 발언 논란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성동구에서 열린 청년 좌담회에서 "자기(아들)가 생각할 때는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까지, 엄마 나이로부터 여명까지로 해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일대일로 표결 해야 하냐는 것"이냐는 아들의 말을 두고 "되게 합리적이고 맞는 말"이라고 소개해 논란을 빚었다.

이후 같은 당 양이원영 의원이 김 위원장을 옹호하는 과정에서 "미래엔 살아 있지도 않을 사람들"이라고 가세해 기름을 부었고, 혁신위도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사과할 일이 아니다"라고 일축해 논란은 더욱 확산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 위원장은 전날 인천시당 사무실에서 열린 혁신위의 '인천시민과의 대화'에서 "노인 폄하 발언으로 전혀 생각지 않는다"면서도 "그 예가 혹시라도 마음 상한 게 있다고 하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맹공을 퍼붓고 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이) 패륜당이 되기로 결심했는지 노인 비하 막말 퍼레이드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며 "집단 이성이 붕괴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며칠 전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이 노인들을 '미래가 짧은 사람들'이라고 부르더니 어젠 양이원영 의원이 노인들은 '미래에 살아있지도 않을 사람들'이라고 했다. 미래가 긴 사람들, 미래에 살아있을 사람들이 미래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라고 공격했다.

이어 "민주당의 노인 비하 발언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렇게 후안무치한 적은 없었다. 과거에는 사과라도 했지만 지금은 사과도 없다"며 "적반하장인 걸 보면 실수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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