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당수 주민들 "유야무야 넘어가려는 듯" 불안
오산 세교, 철골 보강 공사 한창...입주 전 마무리
[수원=뉴시스] 이병희 양효원 기자 =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 안전이 가장 중요한데, 새로 이사 온 집의 철근이 빠졌다니 황당할 뿐이죠."
1일 오후 경기 수원시 권선구 '수원당수A3' 아파트에서 만난 입주민 A씨는 뒤늦게 철근 누락 소식을 알게됐다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지난 6월 초 입주가 시작돼 전날까지 이사가 진행됐는데, 주민들은 새 아파트에 들어오자마자 언론보도를 통해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해 들은 것이다.
이 아파트에는 구조계산 누락으로 전체 325개 기둥 중 9개에서 철근이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31일 슬래브(콘크리트 천장)에 철근 역할을 해주는 강판을 대는 등 보강조치를 마쳤다.
A씨는 "뉴스에 나오는 것을 보고 이런 사실을 알았는데 황당하기도 하고, 답답하다"라며 "철근 누락 같은 중대한 부실시공 사실을 알았으면 입주민에게 알렸어야 하는데 '깜깜이'로 처리한 뒤 보강이 끝났다고 유야무야 넘어가려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어떻게 처리할지 입주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해결 방안을 내서 불안감을 해소해 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단지에서 만난 한 입주민은 "추후 대응에 대해 입주민들이 상의 중인 것으로 안다. 보강이 됐다고 하니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라며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주민들 입주 전 보강 조치를 모두 끝낸 상태"라며 "입주민 소통 채널을 통해 현재 보강이 끝났고, 문제가 없다는 부분을 모두 공지했다. 현재 큰 혼란은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비슷한 시기 입주한 당수지구 내 인근 아파트들도 걱정되긴 마찬가지였다.
옆 단지 입주민 A씨는 "주민들이 의견을 모아서 나머지 단지도 다시 점검해달라고 집단 민원을 넣는 등 조치 중이다. 부실시공에 대한 책임이 LH에 있으니 불안감 해소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달 말 입주가 진행될 예정이라 공사 현장 관계자 말고는 지나다니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었다.
공사 현장 관계자와 함께 둘러본 지하주차장에는 안전사고에 대비한 수십 개 기둥이 서 있었다. 혹시 모를 붕괴 사고를 막는 용도로 보강 공사가 끝나면 철거된다.
이 아파트는 767세대 규모로 전체 기둥은 231개다. 무량판 구조 기둥은 90개인데 75개 기둥에서 철근 누락이 발생했다.
LH는 46개 철골 기둥을 새로 만들고 11개를 철재로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나머지 18개는 두 가지 보강 작업을 함께 진행한다.
보강 공사는 오는 29일께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전국 철근 누락 LH아파트는 모두 15곳이다.
경기도는 이 같은 철근 누락 문제가 발생하자 이날 무량판 구조 아파트에 대해 전수 점검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점검 대상은 무량판 설계가 적용된 민간 공동주택 88곳(공사 중 25곳·준공 63곳)과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시행사로 참여한 공공 공동주택 7곳(공사 중 4곳·준공 3곳) 등 모두 95곳이다.
무량판 구조는 기둥과 기둥 사이를 잇는 수평 보 없이 기둥이 직접 슬래브를 지탱하는 구조를 말한다. 앞서 지난 4월 인천시에서 이 설계를 적용한 LH아파트 지하주차장이 붕괴, 부실시공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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