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 흉기범'은 33세 조선…'머그샷' 대신 'CCTV 속 얼굴' 공개

기사등록 2023/07/26 17:55:20 최종수정 2023/07/27 04:58:02

'신림동 묻지마 칼부림' 범인…살인 혐의

신분증+CCTV 화면 이례적으로 공개해

실물 불일치 논란 계속…머그샷 거부 가능

28일 檢 송치 때 '맨 얼굴' 공개 여부 주목

[서울=뉴시스] 서울경찰청이 26일 관악 신림동 흉기난동 피의자 조선 씨(33세)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조씨는 지난 21일 신림역 4번 출구 인근 골목에서 흉기를 휘둘러 20대 남성 1명을 살해하고, 다른 남성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사진=서울경찰청 제공) 2023.07.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경찰이 26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일면식도 없는 행인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3명에게 중상을 입힌 1990년생 조선(33)의 얼굴과 이름, 나이를 공개했다.

특히 이번에는 조선의 신분증 사진과 함께 폐쇄회로(CC)TV 영상 사진도 최초로 공개돼, 신상공개의 실효성을 높이려는 노력의 일환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신상공개심의위원회(신상공개위)를 열고 "범행의 잔인성, 피해의 중대성이 인정되며, 범행 증거가 충분하다"며 "범죄발생으로 인한 국민불안, 유사범행에 대한 예방효과 등을 고려할 때 공개 시 공공의 이익이 크다"고 밝혔다.

한국 국적 1990년생 남성인 조선은 지난 21일 오후 2시7분께 서울 관악구 신림역 4번 출구 인근 골목에서 흉기를 휘둘러 20대 남성 1명을 살해하고, 다른 남성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신상공개는 국민의 알권리와 범죄 예방효과 등을 위해 마련된 제도로,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정강력범죄법),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 등에 근거하고 있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정강력범죄법)에 따라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사건 ▲죄를 범했다고 믿을 충분한 증거 ▲국민 알권리, 피의자의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 등 공공의 이익 ▲피의자가 청소년(만 19세 미만)에 해당하지 아니할 것 등의 요건을 모두 충족시키면 얼굴과 성명, 나이 등을 공개할 수 있다.

다만 구체적 지침이 마련돼있지 않아 촬영 시점을 알 수 없는 신분증 증명사진이 공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울=뉴시스] 지난해 10월21일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는 전주환(사진 왼쪽)과 같은 달 19일 피의자 신상공개 결정으로 공개된 전주환 증명사진(사진 오른쪽). (사진=뉴시스, 경찰청) 2022.10.03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 지난해 9월 '신당역 역무원 살인' 혐의로 붙잡힌 전주환(31)은 공개한 증명사진과 이후 호송 과정에서의 얼굴이 판이하게 달라 논란이 됐었다.

이로 인해 구금된 현재 상태에서 사진을 찍는 '머그샷'을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머그샷은 피의자가 거부할 수 있어 관련 법 개정이 이뤄지기 전까지 여의치 않다.

머그샷이 공개된 피의자는 지난 2021년 12월 신변보호를 받고 있는 전 여자친구의 집을 찾아가 가족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어머니를 숨지게 한 이석준(25) 뿐이었다.

조선의 경우 범행 당시 CCTV나 목격자의 촬영 등으로 얼굴이 드러난 사진과 영상이 온라인에서 확산된 바 있어, 경찰도 이를 고려해 가장 최근 얼굴인 CCTV 화면을 이례적으로 공개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뒤 신상이 공개된 정유정(23·여)이 지난달 2일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부산 동래경찰서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3.06.02. yulnetphoto@newsis.com

조씨를 검찰로 호송하는 단계에서 '맨 얼굴'을 드러낼 지도 주목된다. 경찰은 구속 기한이 도래하기 전인 오는 28일 조씨를 송치할 예정이다.

보통 피의자를 호송하는 단계에서 맨 얼굴이 드러나기도 하지만 이마저도 모자나 마스크, 길게 기른 머리카락 등으로 얼굴을 가릴 수 있다.

과외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23)은 지난달 3일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될 때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고개를 푹 숙여 노출을 최소화한 바 있다.

2019년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붙잡힌 고유정(38)도 길게 기른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린 탓에 지난 2020년 11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 확정판결이 날 때까지 끝내 얼굴이 드러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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