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면 위태위태' 무허가·빈집 건축물 안전 구멍

기사등록 2023/07/24 14:21:45 최종수정 2023/07/24 14:50:05

광주 빈집 1437곳, 무허가 주택 현황 뒤죽박죽

"붕괴시 인명피해 우려…체계적인 관리 필요"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23일 오전 광주 남구 방림동 한 주택이 붕괴돼 경찰·소방 당국이 안전 조치를 하고 있다. 2023.07.23. (사진=광주 남구 제공)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김혜인 기자 = 한 달간 장마가 이어진 광주 지역에서 오래된 무허가주택·빈집이 무너지는 사고가 잇따르는 것과 관련해 정확한 현황 조사를 기반으로 안전 관리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 지역 빈집은 총 1437곳이다. 동구 405곳, 남구 349곳, 광산구 318곳, 서구 193곳, 북구 172곳이다.

이 중 안전성 최하등급(4등급)을 받은 빈집은 175곳에 이른다.

특히 건축물대장상 등록되지 않은 무허가 주택의 경우 지자체에 정확한 현황이 없는 실정이다.

무허가 주택의 경우 지자체에 신고가 되지 않고 법규상 빈집으로도 규정되지 않아 현황 파악에 한계가 있다.

통계가 있다 하더라도 일부 민원이 제기된 곳을 중심으로 '불법 신축 건축물'로 한정 분류됐다.

문제는 당국의 안전관리·점검 대상 밖에 놓인 빈집과 무허가 주택이 오랜 시간 방치되면서 재해 취약지가 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광주에선 지난 한 달간 장마가 이어지면서 빈집과 무허가주택 관련 붕괴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밤사이 폭우가 쏟아진 24일 오전 광주 동구 충장로의 한 건축물이 무너졌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사진=광주 동구 제공) 2023.07.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오전 5시 2분께 광주 동구 충장로에서 수년 전부터 빈 한 상가건물이 붕괴됐다.

앞서 폭우가 내린 지난 23일 광주 남구 방림동에서도 중국 국적 A(70·여)씨가 살던 한 무허가 주택이 무너졌다. 당시 안방에 있던 A씨는 붕괴 직후 대피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 16일 오후 광주 남구 서동에 위치한 빈집 지붕이 내려앉아 소방 당국의 안전 조치가 이뤄졌다.

15일 오후 광주 남구 월산동 빈집 주택 담장이 무너져 유실 방지 안전 조치가 진행됐다.

전문가들은 인명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빈집·무허가 주택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사전 안전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무허가 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불법 건축물이라는 명칭 하에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며 "지자체가 정확한 현황 조사를 바탕으로 무허가 주택을 점검한 뒤 위험 건축물은 철거하고, 거주민에 대한 이주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붕괴가 우려되는 빈집은 우선 철거하고 이후 주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무허가 주택도 붕괴나 침하, 화재 우려가 크고 재해 시 이웃까지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점을 고려해 해당 건축물에 대해 사전 안전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마가 시작된 지난달 25일부터 이날까지 광주엔 1098.9㎜의 비가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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