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가계 여유자금 100조...부동산 투기 우려"

기사등록 2023/07/24 12:00:00 최종수정 2023/07/24 13:00:05

팬데믹 중 소득↑·소비↓…가계 초과저축 100조 축적

투자 사용할 경우 금융안정에 부정적 영향 야기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국토교통부가 30일 발표한 ‘2월 주택통계’ 자료를 보면 전국 아파트 미분양은 7만5438가구로, 전월(7만5359가구) 보다 0.1%(79가구) 늘었다. 미분양이 일시적으로 증가해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해소되던 과거와 달리 미분양은 지난해 5월(2만7000가구) 이후 9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대구는 1만3987가구로 여전히 지방에서 미분양 물량이 가장 많다. 사진은 30일 대구 도심 아파트의 모습. 2023.03.30. lmy@newsis.com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 기간 중 우리나라 가계가 100조원 이상의 초과저축(여유자금)을 축적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주택 가격 상승 기대가 높아지며 가계들이 여유자금을 부동산 투자에 사용할 경우 금융 안정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의견이다.

박성하 한국은행 조사국 동향분석팀 차장과 조주연 과장 등 6인은 24일 내놓은 '팬데믹 이후 가계 초과저축 분석 및 평가-BOK 이슈노트'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보고서는 팬데믹 이후 우리나라 가계의 초과저축은 명목GDP의 4.7~6.0%(민간소비 대비 9.7~12.4%) 수준으로 100조원 이상을 축적한 것으로 추산했다. 추정 방법은 샌프란시스코 연준 방법론을 적용해 팬데믹 이전과 이후의 가계 저축액을 비교했다.

초과저축의 원인으로는  팬데믹으로 가계가 축적된 저축을 소비 재원으로 활용하지 않은데 다, 부채 상환에도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꼽았다. 여기에 지난해까지 이어진 고용 호조와 정부 지원 등으로 소득 요건도 양호했다. 실제 명목 가계 처분가능소득 평균 증가율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6%에 불과했지만,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4.6%로 올랐다.

조 과장은 우리나라 가계가 실물 및 금융 상황의 높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향후 추이를 관망하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고 봤다. 실제 가계의 금융자산은 저축 누증 등으로 팬데믹 이후(2020~2022년) 현금과 예금, 주식·펀드를 중심으로 1006조원 늘어나 이전(2017~2019년중 591조원)보다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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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팬데믹 이후에 늘어난 가계의 초과저축이 소비 부진을 완충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개선된 가계의 재무 상황이 부정적 소득충격의 영향을 상당폭 완충하며 민간소비의 하방리스크를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란 판단이다.

하지만 금융시장 측면에서는 기대 변화 등에 따라 자산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상존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가계가 초과저축을 유동성이 높은 금융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가, 부동산 투자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다.

조 과장은 "최근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가계 초과저축이 대출과 함께 주택시장에 재접근하는 기회를 제공해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 디레버리징(부채감축) 지연 등으로 이어질 경우 금융안정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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