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지중지 키워온 딸기 육묘 하루아침에 '너덜너덜'
각종 약품 사용해 한 개라도 건져내보려 하지만 역부족
전북에 최대 500㎜ 가까운 비가 쏟아진 가운데 전북 완주군 삼례읍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곳 삼례읍은 지난 4일간 내린 비로 인해 비닐하우스가 침수됐다. 17일 농민들은 침수된 물이 빠지자 비닐하우스 내부를 청소하고 작물을 살리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50년 가까이 이곳에서 딸기 하우스 재배를 이어온 채동석(70)씨는 하루아침에 딸기 육묘 9만주를 잃었다. 창고에 주차해둔 트랙터는 물론이고 재배에 필요한 물품들도 침수로 인해 사용하지 못하게 됐다.
애지중지 키워온 육묘 9만주는 토지로 옮겨심기 직전의 상태였다. 오랫동안 키운 육묘가 이번 침수로 인해 모두 물에 잠겼다. 뿌리 채 모판에서 빠져나와 각종 불순물들을 머금어 죽어가고 있다.
채 씨는 “허리까지 차오르는 물이 비닐하우스를 덮쳤는데 기계는 물론이고 애지중지 키운 육묘 모두를 날리게 생겼다”면서 “비료는 물론이고 비싼 돈주고 산 장비들도 모두 사용하지 못하게 되어 허탈한 마음뿐”이라고 푸념했다.
이어 “그동안의 시간은 둘째치고 7000만원 이상이 물과 함께 떠내려 갔다”면서 “보험회사나 손해사정사 등에 연락해도 육묘는 보상 목록에 없다고 단칼에 잘라버린다. 하다못해 영세업자 대출도 안된다고 하는데 농민들은 다 죽으라는 것이냐”고 분노했다.
딸기 뿐이 아니다. 인근의 멜론을 기르는 하우스 내부에서 진흙으로 덮여 조금씩 말라 죽어가고 있었다.
삼례읍의 하우스농가들은 일단 조금이라도 살려보자는 마음으로 죽어가는 육묘에 세균 등을 없애는 약품을 사용 중이지만 얼마나 견딜 수 있을지 하루하루 불안한 마음으로 오늘도 하루를 보내고 있다.
한편, 전북도에 따르면 이번 비로 인해 농작물 피해는 1만4579㏊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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