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시스]권태완 기자 = '부산 영도구 스쿨존 초등생 사망' 사건 재판에서 피해자 고(故) 황예서(10) 양의 아버지가 증인으로 참석했다. 그는 최근 부산시가 시내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의 위험도를 전수조사한 결과를 비공개한 것에 대해 "시의 대처는 제2의 예서를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비판했다.

부산지법 형사17단독(이용관 판사)은 17일 오전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어망실 제조업체 대표 A(70대)씨에 대한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 황예서 양의 아버지가 증인으로 참석했다. 자신의 딸의 사고 장면을 CCTV로 수차례 돌려 본 아버지는 "생각하려 하지 않아도 사고 장면이 계속 생각나고, 잠을 못 자고 있다"고 진술했다.

이어 검찰이 아내의 상태에 관해 묻자, 그는 한참 동안 울먹이며 "예서 엄마와 아이는 한 몸이었다. 매일 밤 '우리 인생은 이제 끝났다'라고 말한다. 오늘 법정에 나와 있지만, 사실상 우리 가족은 사형받았고, 무기징역을 사는 사람 같다. 고통 속에 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형사처벌을 원한다"며 "며칠 전 제 생일이었다. 하지만 예서가 생각이 나서 초를 밝히지 못했다. 우리 예서를 지키질 못해 죄송하다"며 눈물을 쏟아냈다.

검찰은 다음달 21일로 예정된 기일에 이번 사건으로 상해를 입은 초등학생의 아버지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황예서양의 아버지는 법정 밖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시가 스쿨존 위험도를 전수조사한 결과를 비공개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작심 비판했다.

그는 "현재 시가 스쿨존 위험도를 전수조사한 결과를 민원이 무서워서 공개를 안 하고 있다. 민원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그만큼 통학로가 위험하다는 것"이라면서 "이는 업무상과실치상 죄의 주요 구성요건인 '일반적이지 않고, 객관적이지 않은 것'과 같은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거 그는 "현재 시의 행정이 일반적이고, 객관적이지 않다"며 "시의 대처는 제2의 예서를 충분히 만들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A(70대)씨는 어망실 하역작업 중 언덕길 아래로 가는 것을 방지할 주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의무를 다하지 않아 1700㎏ 상당의 섬유를 차도 앞 경계에 떨어뜨리고, 언덕길 아래로 굴러가게 해 황예서양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A씨 회사 소속 작업자 B씨와 외국인 근로자 2명도 같은 혐의로 기소됐다. 아울러 A씨는 지게차를 무면허로 운전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 등은 지난달 28일 열린 재판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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