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1시 사망 1명 늘어 40명…오송 실종신고 1명 못 찾아
실종 9명·부상 34명·1만608명 대피…시설 피해 1000건 육박
최대 350㎜ 비 더 온다…정부, 특별재난지역 선포 실무 검토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오송 지하차도) 실종자 1명이 숨진 채 추가 발견돼 사망자가 40명으로 늘었다. 경찰에 실종 신고됐지만 여태 찾지 못한 1명을 포함하면 실종자는 10명이 된다.
집을 떠나 안전한 곳으로 대피한 주민은 1만명을 넘어섰다. 시설 피해 건수는 1000건에 육박한다.
오는 18일까지 최대 350㎜ 이상의 '물폭탄'이 예보된 터라 응급복구 차질과 추가 피해도 우려된다. 정부는 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을 중심으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우선 선포하기 위한 실무검토에 들어갔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17일 오전 11시 잠정 집계된 인명 피해는 총 83명이다. 사망 40명, 실종 9명, 부상 34명이다.
직전 집계치인 오전 6시 기준 82명(사망 39명, 실종 9명, 부상 34명)보다 사망자가 1명 더 늘었다. 실종자와 부상자 수에는 변동이 없다.
추가 사망자는 오송 지하차도 침수 실종자다. 이로써 오송 지하차도 침수로 인한 누적 사망자 수는 13명이 됐다. 중대본은 신고가 없었지만 알려지지 않은 실종자가 더 있을 수 있는 만큼 정확한 인명 피해를 확인 중이다. 현재 인력 886명과 장비 99대를 투입해 배수와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다.
또 호우가 아닌 '안전사고'로 분류돼 중대본의 인명 피해 집계에 빠진 인명 피해는 사망 4명, 실종 1명이다.
소방 당국은 중대본이 가동된 지난 9일부터 현재까지 212건 543명의 인명을 구조했다. 도로 장애물 제거와 간판 철거 등 4113건을 안전 조치하고 1165개소 5838t의 급·배수도 지원했다.
호우로 집을 떠나 안전한 곳으로 대피한 인원은 15개 시도 112개 시군구 6258세대 1만608명이다. 직전 집계치보다 1개 시군구 3세대 38명이 더 늘어났다. 이 중 3217세대 5591명이 여태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별 대피자 수는 경북 2995명, 충남 2684명, 충북 2500명, 전북 1008명, 경남 636명, 전남 302명, 부산 143명, 강원 103명, 서울 98명, 경기 94명, 대전 34명, 인천·광주 각 4명, 울산 2명, 대구 1명 등이다.
시설 피해 규모도 계속 늘고 있다.
현재까지 파악된 시설 피해는 총 949건이다. 공공시설 631건, 사유시설 318건이다. 직전 집계치보다 각각 3건, 1건 증가했다.
농작물 2만6933.5ha와 농경지 180.6ha도 물에 잠기거나 매몰됐다. 이는 여의도 면적(290ha)의 약 93.5배에 달한다. 가축은 57만9000마리가 폐사했다.
정전 피해 건수는 총 68건이다. 2만8607호가 전력 공급이 끊겨 이 중 2만8494호만 복구돼 99.6%의 복구율을 보인다. 아직 복구되지 않은 113호 중에는 경북 예천 100호, 충북 충주 13호이다.
국가 유산 피해는 38건이며 모두 응급복구가 완료돼 문화재 긴급보수사업 예산 신청 접수 중에 있다. 국보 1건, 보물 2건, 사적 19건, 천연기념물·명승·국가민속문화재 각 5건, 국가등록문화재 1건이다.
더 걱정스러운 점은 18일까지 최고 350㎜ 이상의 물폭탄이 예보됐다는 점이다.
현재 강원 남부 내륙·산지와 충청권, 남부 지방, 제주도에 호우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전라권과 경남권을 중심으로 시간당 10~30㎜ 내외의 강한 비가 오는 곳이 있다. 18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충청권과 남부 지방, 제주도는 100~200㎜(많은 곳 250㎜ 이상, 제주도 산지 350㎜ 이상), 경기 남부와 강원 남부 내륙·산지, 울릉도·독도는 30~100㎜(많은 곳 120㎜ 이상), 서울과 인천, 경기 북부, 강원(남부 내륙·산지 제외)는 10~60㎜이다.
전국 곳곳 사전 통제가 이뤄졌다.
도로 271개소, 하천변 산책로 853개소, 둔치주차장 256개소, 숲길 98개소가 막혀 있다. 19개 국립공원 489개 탐방로도 통제되고 있다.
하늘과 바닷길 일부도 운행이 통제됐다. 항공기 16편이 사전 결항됐고 풍랑주의보로 인해 1개 항로 여객선 1척의 발이 묶였다.
중대본 관계자는 "기상상황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주요 강수 지역에 대한 철저한 안전관리를 독려하고 있다"며 "특히 피해 지역에 대한 신속한 응급복구와 함께 추가 강우 대비 2차 피해 방지 조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호우 피해가 큰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우선 선포하기 위한 실무검토에 들어갔다.
특별재난지역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자연·사회재난 발생 지역에서 지자체의 행정·재정 능력만으로 수습이 곤란해 국가적 차원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 대통령 재가를 받아 선포된다.
자연재난 특별재난지역 선포 제도는 지난 2002년에 처음 도입됐다. 선포 기준은 시·군·구의 경우 국고지원기준 피해액의 2.5배인 45억~105억원 이상, 읍·면·동은 4억5000만~10억5000만원 이상이다. 피해액이 선포 기준을 크게 초과할 것으로 예상될 때 예비조사를 거쳐 우선 선포도 가능하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피해 복구비 중 지방비 부담분의 50~80%를 국고로 지원받게 된다. 지자체의 재정 부담을 덜게 돼 피해시설 복구와 주민 생활안정 지원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다.
사망·실종한 사람의 유족과 부상자에 대한 금전 지원이 이뤄진다.
이재민의 생계안정 차원의 재난지원금 지급과 함께 행정·재정·금융·의료상 간접 지원도 제공된다.
올 여름부터는 풍수해로 주택이 파손·소실된 경우 피해 면적에 따라 최소 2000만원에서 최대 3600만원까지 상향해 차등 지원한다. 기존에는 주택이 전파됐을 때 일률적으로 1600만원을 지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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