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사 유실된 뒷산, 3년 전 땅주인이 불법으로 나무 베
[서울=뉴시스]박예진 인턴 기자 = 폭우로 전국에서 인명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산사태가 발생한 경북 영주시에서 20대 딸과 그를 구하려던 60대 아버지가 숨지는 비극이 벌어졌다. 수년 전 땅 주인이 불법으로 나무를 베어 변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6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영주시 풍기읍 삼가리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주택이 매몰돼 김모씨와 집에 있던 첫째 딸이 변을 당했다. 엄마 정모씨만 가까스로 구조돼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대학생인 둘째 딸은 대구에서 지내고 있어 화를 면했다고 한다.
사고 당시 아빠 김씨가 큰딸이 자고 있던 방으로 가 딸을 구하려 했지만 집 안에 흙이 가득 쌓여 문이 안 열렸으며 순식간에 토사에 휩쓸린 것이다.
이날 남부지방산림청은 사고 원인 등을 조사했고 마을 뒷산 4개 필지에서 토사가 대량 유실돼 산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당 지점에 나무가 없어 토사가 쉽게 쓸려내려 왔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 지점이 국립공원관리구역이기 때문에 당시 해당 공원관리청인 소백산국립공원관리소는 2020년 3월 땅 주인을 자연공원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
자연공원법상 공원구역에서 공원사업 외 개간이나 기타 토지 형질변경을 하려는 자는 공원관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땅 주인은 이 절차를 건너뛰었다. 이에 땅 주인은 지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50만 원 형을 받았다.
이 지점은 2019년만 해도 수목이 우거져 있었다. 그러나 3년 전 땅 주인이 무단으로 형질변경을 하면서 대거 베어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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