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ICBM, 고도 6천㎞ 찍고 동해 탄착…미 정찰비행 트집 도발(종합2보)

기사등록 2023/07/12 14:29:41 최종수정 2023/07/12 16:20:06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4월 13일 이후 90일 만

김여정 10~11일 두번 담화 이후 즉각 도발 감행

74분간 1천㎞ 비행 후 동해 낙하…최장시간 기록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14일 북한의 장소가 공개되지 않은 곳에서 지난 13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 시험발사 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주애와 함께 지난 13일 시험발사를 참관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3.04.1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북한이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2차례 담화 이후 다음날인 12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을 감행했다. 우리 군 당국은 지난 10~11일 이틀에 걸친 담화가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정당화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하고, 대비태세를 강화했다.

12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오늘 10시경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장거리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고각으로 발사돼 약 1000㎞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종합적으로 정밀 분석 중에 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지난 6월 15일 이후 27일 만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은 지난 4월 13일 신형 고체연료 ICBM '화성-18형' 발사 이후 90일 만이다.

합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한미 간 공조회의를 통해 상황을 긴밀히 공유했다. 또 북한의 어떠한 위협과 도발에도 연합방위태세를 더욱 굳건히 할 것을 확인했다.

일본 방위성 발표에 따르면 해당 미사일은 오전 11시13분경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오쿠시리(奥尻)섬에서 약 서쪽으로 250㎞ 떨어진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바깥 쪽으로 낙하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사일 비행시간은 약 74분으로,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 가운데 가장 길었다. 또한 비행거리는 약 1000㎞, 최고고도는 약 6000㎞가 넘는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방위성은 미사일의 탄두 무게에 따라 사거리가 1만5000㎞를 넘어 미국 전역이 사정거리에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지난 10일부터 세차례 미 공군 정찰비행기가 북한 영공을 침범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이에 대한 반발 차원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시스] 12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10시경 평양 일대에서 북한의 장거리탄도미사일(ICBM)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1발이 고각으로 발사돼 약 1000km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지난 6월 15일 이후 27일 만이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북한은 지난 10일 국방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군 정찰기가 영공을 침범했다면서 격추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우리 군은 "미국 공중 감시정찰 자산의 한반도 주변 비행은 통상적인 정찰 활동"이라며 "영공을 침범했다는 북한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김여정 부부장은 지난 10일 저녁과 11일 오전 두번에 걸친 담화를 통해 미 공군 정찰기가 영공을 침범했다고 재차 주장했다. 김 부부장은 지난 11일 "나는 위임에 따라 우리 군의 대응 행동을 이미 예고했다"며 "반복되는 무단침범시에는 미군이 매우 위태로운 비행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 부부장은 지난 10일 오후에도 담화문을 내고 "미군 전략정찰기가 해상군사분계선을 넘어 경제수역상공을 침범했다"며 "미국간첩비행기들이 아군해상군사분계선을 넘어 침범하군 하는 우리 경제수역상공 그 문제의 20~40㎞ 구간에서는 필경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주장이 도발을 쌓기 위한 명분이라 보고, 북한의 동향을 예의주시해 왔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지난 10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북한의 도발에 대해 필요한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어떤 (도발) 움직임이 포착되거나 징후가 있다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이번 도발이 오는 27일 70주년을 맞이하는 정전협정일(전승절)을 맞아 내부 결속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도 분석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리투아니아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리투아니아 현지에서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를 주재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불법 행위에는 대가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한미간, 독자적 군사·외교적 조치를 차질 없이 실시할 것을 당부했다.

합참은 "이번 북한의 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 행위"라며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임을 강력히 규탄하며,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한미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기초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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