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野 주장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5대 의혹' 일축
"정상 추진이 가능한 여건이 조성되면 다시 갈 수 있어"
"元, 노선 변경 개입 안 해…김 여사 땅 존재 지난달에 알아"
"사업비 0.8% 늘지만 교통량 40%↑...대안노선이 제일 낫다"
"여론으로 정책 결정, 좋은 선례 아냐"...'주민투표'에 부정적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국토교통부가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과 관련해 "현 시점에서는 사업 불능 상태"라면서도 충분한 여건이 조성되면 다시 사업 재개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토부는 10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서울·양평 고속도로 논란 관련 출입기자단 백브리핑에서 백원국 국토부 제2차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사실에 입각하지 않은 이야기들이 나오고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국민들이 가짜뉴스로 피곤해 하지 않도록 이 자리를 준비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백 차관은 이날 기자단에게 "국토부는 진행되던 사업이 스톱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국가 사업이라는 것이 국민적 동의(를 얻지 못하고) 의혹이 있으면 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불가피하게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설계가 예타를 통과하면 후속절차로 기본 계획을 해야 하는데 국가세금으로 예산이 잡힐 수 있겠나. 사업을 정상적 추진하기 힘든 '사업 불능상태'에 도달했다 판단해 일단 스톱이 된 것"이라며 "정상 추진이 가능한 여건이 조성되면 다시 갈 수 있다. 다만 지금 상태에서는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 '전면 백지화' 방침이 원 장관의 발언 전에 국토부의 내부검토를 마친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장관님의) 전면 재검토 지시는 6월29일에 있었다. 검토 과정에서 많은 의혹제기가 있었고, 정치공세로 몰아갔고, 특정인과 연결시키는데 이런 식으로 가면 국민적 동의는 구하기 힘들기 때문에 정상적 사업추진이 어렵다고 본 것"이라며 "(원 장관의 발표 전에) 인지하고 있었다. 알고 있었다"고 답했다.
아울러 언제까지 사업이 미뤄지는 것인지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스톱된 기간이 최소화될 수 있으면 한다"면서도 "현재 상태로는 스톱된 상태라서 사업 여건이 조성됐을 때 (재개가 될 것이다.) 구체적으로 (시기가) 언제냐 하는 것은 진행되는 상황을 보고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현재로선 시기 특정은 힘들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토부는 지난 8일부터 도로국 내부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해당 안건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 차관은 "지금 여러 기사들이 나오고 있고, 정계에서 나온 얘기도 있고 해서 그에 대한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며 "정확한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 이런 부분은 과거 자료 필요하다보니 도로국 내부에 TF를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토부는 양서면에서 강상면으로 노선 변경을 검토한 이유에 대해 "교통량이 많고, 환경 훼손지역이 적으며, 강하IC 설치가 가능한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은 ▲예타 노선 ▲양평군 제시1안 ▲ 대안노선 총 3개 노선안이 있는데, 예타노선과 양평군 제시1안은 IC 선형 및 교통량 측면에서 불리한 반면, 대안노선은 국지도 88호선 접속이 가능해 교통 수요 측면에서 유리하고, 강하IC 설치가 가능해 주민 이용이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또 예타 이후 시종점이 변경된 경우가 전무하다는 야당 측의 주장엔 최근 20년 내 고속도로 사업 중 시종점이 바뀐 경우는 14건에 달한다면서 "타당성조사는 최적안을 만들어 가는 과정으로 추후 기본 및 실시설계를 거쳐 도로구역 결정 고시까지 완료돼야 노선이 확정된다"고 짚었다.
아울러 노선 변경으로 인한 사업비 증가분 역시 일각에서 알려진 1000억원대가 아닌 140억원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예타 후 하남시 감일보금자리 터널 연장 증가, 상사창IC 위치 변경 등 관계기관 협의 내용을 반영해 시점부에서 약 820억원이 사업비 증액이 있었으나, 이는 종점 변경과는 관계 없다는 것이다.
백 차관은 "예타 대비 늘어나는 사업비는 0.8%에 불과하나 교통량은 40%나 증가하므로 종합적으로 보면 대안노선(강상면 종점)이 제일 낫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국토부는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원 장관이 그 일대에 김건희 여사 일가 땅이 있는 것을 사전에 인지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원 장관이 종점에 김 여사 일가의 땅이 있음을 인지한 것은 지난달 29일 김두관 의원이 질의서를 보내와 실무부서에서 보고를 받았을 때"라고 답했다.
다양한 노선안을 검토하는 전략환경영향평가의 중간과정에서 장관이 이를 보고받을 이유도 없고, 통상적인 고속도로 타당성평가 과정에서 토지소유자를 파악하는 절차도 없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해 국감 질의는 양평군에 있는 여러 땅의 형질변경이 불법이 아니냐는 지적으로 이에 확인해보겠다고 답변을 드린 것"이라며 "확인 결과, 중부내륙고속도로 산지의 형질 변경에 관한 사항으로 우리부와 관련이 없어 이에 대한 별도 검토는 없었다"고 했다.
한편 국토부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 사업과 관련, 양평군 주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일각의 의견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백원국 국토부 2차관은 "국가 사업을 하다 보면 찬반양론이 맞서는데, 정부가 나서 여론으로 정책을 결정하자는 것은 좋은 선례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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