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시간 철야농성 2일차…167명 중 85명 모여
밤에는 2시간 단위 4개 조로 릴레이 농성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7일 오전 8시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반대 연설을 하는 2일 차 릴레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재개했다. 하지만 오전 농성장에는 민주당 의원 절반가량인 약 85명이 자리를 지켜 벌써 의원들의 열기가 식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첫 발언대에 오른 어기구 의원은 "국민의 84%가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고 있지 않느냐"며 "후쿠시마 오염수 막아달라고 국민 아우성치데 국민의힘과 정부만 국민 생명과 안전 직결되는 방류에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 일본에 아무 소리 안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철야농성은 정부와 국힘 의원들이 해야 하는 것 아니냐. 국가 정책에 무한 책임지는 여당 의원들이 해야 하는데 야당 의원들이 밤새 수고했다"고 한탄했다.
어 의원은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는 '해양오염을 방지해야 한다'는 유엔해양법협약과 폐기물 해양 투기를 금지한 국제해사기구(IMO)의 런던협약·런던의정서 위반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양경숙 의원은 최무영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명예교수 등 전문가를 인용해 "IAEA는 핵 공학 전문가들이지 생태학자나 생물학자가 아니다. 오늘 온다는 사무총장도 법학 전공의 외교관 출신"이라며 "더욱이 발표된 보고서는 사람과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은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IAEA 보고서 이후에도 국민의 불안감은 전혀 해소되지 않고 오히려 먹거리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더 가중되고 있다"며 "소금 사재기 대란은 물론 수산물 기피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조만간 젓갈 대란, 김치 대란까지 발생할 것이다. 수산업계는 한탄을 넘어 완전히 절망에 빠져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전날 오후 7시부터 17시간 동안 '윤석열 정권 오염수 투기 반대 천명 촉구 비상행동'을 위한 철야농성에 들어갔다. 17시간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원자로가 냉각 기능을 잃어버리고 멜트다운(노심용융)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이재명 대표를 시작으로 릴레이 필리버스터에 나선 후 밤사이에는 의원들끼리 2시간 단위 4개 조를 짜 농성장을 지키는 방향으로 행사를 진행했다.
당은 소속 의원 167명의 전원 참석을 독려했지만 이날 오전 농성장에는 절반가량인 약 85명이 자리를 지켰다. 전날 농성 돌입 직후에도 의원들이 전부 참석하지는 않았다.
의원들은 '오염수 투기 반대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는 일본 맞춤형 깡통보고서'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든 채 구호를 외쳤다.
한 비이재명계 의원은 "어제는 상임위별로 명단 체크하긴 했는데 지금은 모르겠다"며 "이걸 안 왔다고 하기도 그렇다. 다들 자는 것 같다. 나이 먹고 밤 새우기 힘들다"고 푸념했다.
민주당은 이날 IAEA 사무총장 방한에 맞춰 오전 11시 결의대회를 열어 총공세를 이어갈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kje132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