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앞 도둑 지키면 아무 일도 없다"…인생역전 꿈꾸는 영업통 CEO

기사등록 2023/07/11 06:00:00 최종수정 2023/07/11 06:48:06

[보안 스타트업이 뛴다⑦] 한규명 카인드소프트 대표

20년 영업경력으로 시장이 원하는 제품 '로그바이저' 선봬

한규명 카인드소프트 대표가 지난 4일 수원 카인드소프트 본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송혜리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발로 현장을 뛰면서 고객들이 진짜 필요로 원하는 걸 들을 수 있었고, 창업하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카인드소프트는 한컴MDS 출신 한규명 대표(50)가 지난 2020년 창업한 보안 스타트업이다. PC 로그인 보안 제품인 '로그 바이저'가 이 회사 주력제품이다. 3년차 신생기업이지만 올초 국방부 프로젝트에 선정되기도 했다.

한규명 대표는 20여년간 한컴MDS, 세아네트웍스, 다우데이타 등에서 IT영업을 총괄한 '영업통'이다. 한 대표는 "개발자 출신이 아닌 영업파트 출신이라 현장의 요구를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며 "현장에서 이런 형태의 상품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많아 기획한 제품이 바로 로그바이저"라고 말했다.

지난 4일 수원에 위치한 카인드소프트 본사에서 한 대표를 만나 카인드소프트가 그려갈 혁신에 대해 들어봤다.

◆"시장이 원해서 만들었다"…PC로그인 보안 '로그바이저'

계정 관리나 SSO(사용자 단일인증)등과 같은 기존 로그인 보안 기술들의 경우, 대부분이 아이디와 패스워드 기반으로 운영돼, 도용·위변조 시 선제 대응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로그바이저는 아이·패스워드 뿐만 아니라 생체정보, OTP(일회용비밀번호) 등의 멀티인증을 지원하는 PC보안 제품이다. 아울러 자체 개발한 원격 로그인 기술을 적용해 관리자의 앱에서 로그인 요청, 이상징후 등을 확인하고 실시간으로 관리 할 수 있다. 또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돼 데이터 위변조를 방지한다.

이를 통해 로그바이저는 인가된 사용자만 본인 PC(단말)에 로그인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부정 사용 시 강제로 PC를 차단하며, 이상 행위가 있을 경우 관리자에게 통보된다.

공격자가 AD(Active Directory) 환경에서 사용자 계정을 탈취해 단말에 로그인을 시도하더라도 생체정보, OTP와 같은 추가 인증을 하지 못하면 PC에 로그인이 불가능해 랜섬웨어 설치 등 악성 행위를 할 수 없는 방식이다.

로그바이저는 성능을 인정받아 지난달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GS인증 1등급’을 획득했다.

한 대표는 "대부분의 정보보호 제품은, 접속 후의 보안에 대해 다루지만 로그바이저는 접속 그 순간의 보안을 책임진다"면서 "도둑이 문을 열지 못한다면, 어떠한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명확한 답을 가지고 제품 개발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단순한 논리가 랜섬웨어 설치 자체를 불가능하기 때문에 보안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관심이 높다"고 귀띔했다.

카인드소프트는 현재 약 20억원 규모 금융권 내부통제 강화 시스템통합(SI) 사업에 참여 중이며, 성균관대학교 등과 컨소시엄을 구축해 미취학 아동 홍채등록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4월 미국 아이리텍과 업무협약을 맺고 로그바이저x홍채 제품을 출시했다.

아이리텍은 미국에 본사를 둔 홍채인식 전문업체다. 한 대표는 "인도 정부는 신분확인 시스템에 홍채인증 방식을 적용하고 있는데, 홍채인증 기술을 공급한 회사가 아이리텍"이라고 소개했다.

현재 로그바이저는 구축 형태로 공급하고 있지만, OEM(위탁생산) 공급을 위해 최근 모 정보보호 기업과 개념검증(PoC)을 진행했다. 아울러 카인드소프트는 로그바이저를 올해 말까지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형태로 구축해 사업모델을 추가해 나갈 계획이다. 향후에는 다국어 기능을 추가해 해외시장 진출도 추진할 예정이다.

한 대표는 "최근 중국 모 통신사에서 SaaS형태로 개발 요청이 들어왔다"면서 "우리 쪽에서 SaaS구축이 완료되는 대로 해당 통신사 한국지사와 구체적 일정 수립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투자와 인력채용은 난제…2027년 매출 300억 기대

야심차게 사업을 추진해가고 있지만, 현실의 벽은 늘 존재했다. 인력 충원을 위해 투자 유치가 필요하지만 투자자들은 정보보호에 관심이 없고, 필요한 개발자들은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을 외면했다.

한 대표는 "정보보호 기업들이 왜 이렇게 투자자들한테 인기가 없는지 나중에야 알았다"면서 "투자자들은 해당 시장의 규모와 성장성을 보는데, 정보보호는 시장 사이즈도 작고, 발전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더라"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4차산업혁명 트렌드에 따라가는 기술들쪽으로만 주목하고 있었다"면서 "매번 거절당하는 거, 너무 상처를 받는 일"이라며 웃었다.

그럼에도 꿈을 꾼다. 한 대표는 "2027년 코넥스 상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2025년 매출 100억원을 넘기고, 2026년엔 200억원, 2027년엔 300억 매출 달성이 목표"라며 "그때 쯤 로그바이저 통합 보안 솔루션 출시가 가능하고, 미국 지사도 구축했다면 원하는 것을 다 이룬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ew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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