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단보강근 물량 많지 않아...공사비 영향 크지 않기 때문"
"어느 주체든 붕괴 사고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국토교통부는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건설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의 사고조사 결과와 사고현장 특별점검 결과를 공개했다.
사조위는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설계·감리·시공 부실로 인한 전단보강근의 미설치 ▲붕괴구간 콘크리트 강도부족 등 품질관리 미흡 ▲공사과정에서 추가되는 하중을 적게 고려한 것 등을 지목했다.
붕괴가 발생한 지하주차장 기둥 32개에 모두 전단보강근이 필요했지만 15개 기둥에는 전단보강근이 누락돼 있었다. 시공 과정에서도 추가적으로 누락됐다. 붕괴된 구역의 기둥을 제외하고 확인이 가능한 8개 기둥 중 4개 기둥에서 전단보강근이 빠져있었다.
다음은 홍건호 건설사고조사위원장, 국토부 김규철 기술안전정책관과의 일문일답 주요 내용.
-설계, 시공, 감리까지 전반적으로 다 문제가 돼서 사고가 발생한 걸로 보인다.
"(김규철 기술안전정책관) 이번 사고가 설계, 감리, 시공, 전 주체별로 복합적으로 총체적인 문제가 있었고 그것이 결합돼서 발생한 사고기 때문에 이번 사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해서 단계별로 향후에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사고 재발방지 대책에 대해서 면밀히 검토해 8월에 발표할 계획이다."
-주차장이 이렇게 부실하게 무너질 정도인데 아파트(지상부)에도 똑같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면 재시공을 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홍건호 건설사고조사위원장) 사고조사위원회의 목적은 사고 부위에 대해서 사고가 발생한 원인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런 사고가 향후에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가 주목적이다. 이 콘크리트가 상부 구조체까지 가면 어떻게 되느냐라는 문제는 사실 저희가 답변할 문제는 아니긴 하지만 현재 지하주차장과 상부구조체는 기본적인 구조시스템이 다르다. 지하주차장은 무량판이라는 구조시스템을 쓰고 있고, 지상층에 있는 아파트 부분은 벽식 구조의 아파트 형식이라 조금 더 안전율이 높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대한건축학회에서 LH의 의뢰를 받아서 지금 정밀안전진단을 하고 있다. 결과가 8월 초 쯤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게 되면 상부구조체에 대한 안전성 여부는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
"(김규철 기술안전정책관) LH가 한국건축학회에 의뢰해서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있다. LH나 GS건설, 정부 그리고 입주민들 간의 협의를 통해서 충분히 안전에 문제가 없는 방향으로 검토한 후에 추가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설계가 구조계산서와 다르게 설계됐다고 했는데 단순한 인적 실수라고 봐야 하나.
"(홍건호 건설사고조사위원장) 저희가 볼 때는 의도적으로 보이진 않는다. 왜냐하면 전단보강근이라고 얘기하는 게 그렇게 물량이 많진 않다. 그래서 공사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시공은 어렵지만 물량상으로 크지 않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뺐다고 보기는 힘들다."
-콘크리트 품질과 관련해 현장에서 시공사가 양생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을 것으로 보나.
"(홍건호 건설사고조사위원장) 타설과 양생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표준양생은 공시체 몰드에 놓고 다짐을 25회하는 표준적인 방법으로 만든다. 하지만 현장은 넓은 지역을 하다 보니까 보통 다짐봉으로 다지게 돼 있는데 그런 과정들이 인부들의 기술과 관련돼 있다. 타설 과정이 제대로 안 이루어졌을 수도 있고, 양생 과정이 제대로 안 이루어졌을 수도 있다. 어쨌든 결과물이 강도가 미달한 현상으로 나타났다."
-전단보강근, 콘크리트 품질, 조경토 하중 문제 등 3개 원인 중 1개의 원인만 없었다면 붕괴사고는 없을 수 있었다고 보나.
"(홍건호 건설사고조사위원장) 전단보강근이 누락됐기 때문에 저항력이 약화된 상황이다. 절반 이하로 약화된 상황에서 초과 하중이 작용을 하고 거기에 콘크리트 강도도 약간 미달하고 보니까 붕괴가 발생한 것이다. 첫번째 원인인 전단보강근 배근이 제대로 됐었다고 하면 약간의 초과 하중이 생겨도 충분히 아마 저항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볼 수 있다."
-GS건설이 시공하고 있는 다른현장에 대한 우려도 있다.
"(김규철 기술안전정책관) 지금 GS건설 전국 83개 현장에 대해서 GS가 자체 점검을 먼저 실시를 하게 된다. 지금 절반 정도 이상 어느 정도 진행된 걸로 알고 있고 그 자료는 진행되는 대로 저희들한테 전달이 된다. 전달이 되면 저희들이 GS건설에서 자체 점검한 내용의 적절성을 보고 그게 제대로 됐는지 일단 우선적으로 확인한 다음에 나머지 취약 요소들을 별도로 추린다. 지하 주차장부터 상부 층까지 표본을 정해서 83개 현장의 1000여 개소 정도를 취약 부분을 선정해서 구조상 안전에 문제가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 철저히 점검한 후에 8월 중순경에 최종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LH의 설계 검토 부분도 문제 여지 있지 않나.
"(김규철 기술안전정책관) 시공책임형 시행 방식으로 진행이 됐다. 시공책임형 시행 방식이라는 건 시공사가 실시설계 단계부터 시공사 자체의 시공 노하우를 반영하는 형태다. 설계서 작성은 설계사가 하지만 설계서 검토와 제안, 대안 제시하는 부분들은 발주처와 시공사가 공동으로 관여한다. 어느 주체든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다만 책임의 경중 문제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법률 규정이라든가 계약서상의 역할 분담이 어떻게 되어 있고 실제 어떻게 참여했고 하는 부분에 대한 정확한 확인과 판단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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