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러브버그 기승…익충이지만 불쾌감 유발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 지난해 관련 영상 게재
"구강청결제 물로 희석해 뿌리면 좋을 것"
방역에 신중한 태도로 접근할 필요 있어
"조금 참고 함께 살 수 있는 법 찾아야…"
지난해 여름, 서울 은평구와 고양시 등 수도권 서북북 일대를 중심으로 출몰하던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가 올해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많은 시민들은 러브버그가 익충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으나, 너무 많은 개체가 눈에 띄는 탓에 불쾌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러브버그는 북한산 정상까지 뒤덮었다. 장마 이후 한꺼번에 부화한 개체들이 짝짓기를 위해 탁 트인 공간을 찾아 모여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저명한 생태학자 유튜버가 러브버그의 발생 원인을 분석한 영상이 올해도 재조명되고 있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지난해 7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최재천의 아마존'에 올린 '은평구를 습격한 러브버그에 대해 알아보기'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러브버그의 발생 원인과 퇴치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최 교수는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의하면 우리한테 해를 끼치는 건 전혀 없다. 오히려 (러브버그) 애벌레가 곰팡이나 썩어가는 식물도 먹고 해서 익충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도 "문제는 약간 섬뜩하게 생겼는데, 너무 많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결국은 대발생으로 인해 우리에게 혐오감도 주고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을 만든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러브버그의 대량 발생 지역이 서울 은평구와 고양시 일대 등 수도권 서북부인 이유에 대한 분석도 내놨다. 원인은 은평구의 자연환경과 이상기후에 있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어쩌면 은평구가 산이 제법 많고, 자연 환경이 좋은 지역이기 때문에 그런지도 모른다"며 "또 이상기후가 (러브버그 대량 발생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기존처럼 정상적인 기후가 유지된다고 하면 한꺼번에 탈피한 현상이 벌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 교수는 러브버그 퇴치 방법도 소개했다.
그는 "살충제를 대놓고 뿌리는 것보다는 외국에서 제법 알려진 퇴치 방법을 쓰는 것도 좋아 보인다"며 "구강청결제를 물로 희석해 분무기에 넣고, 방충망에 미리 한 번 쭉 뿌려놓으면 잘 안 들러붙지 않을 것 같다"고 권했다.
다만 방역에 있어서는 신중한 태도로 접근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개체를 박멸하듯 제거해버리면, 생태계 먹이사슬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우리가 살충제를 너무 많이 뿌려서 곤충이 너무 많이 사라졌다. 곤충의 종 다양성이 풍부한 지역에서는 대발생이 잘 안 벌어진다"며 "(대발생이 일어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경쟁자가 별로 없다는 뜻이다. 이럴 때마다 급하다고 살충제를 뿌려대면 러브버그만 죽이는 게 아니라 다른 곤충들도 다 죽이는 것"이라고 염려했다.
그러면서 "전반적으로 생물 다양성이 추락하면 다음엔 실제로 질병을 옮기는 곤충이 대발생할 수도 있다"며 "종종 이런 일(대발생)이 벌어질 텐데, 그럴 때마다 다 죽이고 그러다 보면 더 심각한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조금 참고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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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S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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