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에서 장마로 인한 올해 첫 사망자 발생
장마철 강하고 많은 비…사고 이어질 수도
현장선 침수 피해 대비 지지부진한 상황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연일 폭포처럼 쏟아지는 장맛비로 인해 전남 함평군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7일 농어촌공사 위촉 수리 시설 관리원인 A(68)씨가 폭우로 불어난 하천 수문을 여는 과정에서 물살에 휩쓸려 사흘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장마로 인한 올해 첫 사망자다.
안타까운 사고가 이 건으로 그치지 않을 수도 있다. 정체전선과 정체전선상 발달한 저기압의 영향으로 장마철 동안 강하고 많은 비가 자주 내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여름철(7~8월)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40% 이상으로 전망됐다.
특히 엘니뇨가 여름철 동안 발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7월 중순에서 8월 중순에 강수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장맛비가 계속되면서 지반이 약해져 저지대 침수, 공사장·비탈면 붕괴, 산사태, 급류 등으로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폭우로 인한 사고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도 여전히 침수 피해 대비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특히 빗물이 저지대로 유입되는 것을 일시 차단하는 차수판(물막이판) 설치는 서울 기준 40%도 채 되지 않은 상태다.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받은 '지역별 침수 방지시설 설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16일 서울의 침수 방지시설 설치 대상 2만341곳 중 7945곳만 차수판 등이 설치됐다. 전체의 39.1%밖에 되지 않는 수치다.
이 같은 시설 설치는 의무가 아닌 신청을 통해 지원되고 있어, 노인 등 취약계층이 운영하는 점포들은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점도 문제다.
현장에서 만난 한 노인은 "구청에서 무언가를 하라고는 하는데,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담배꽁초 등 집중 호우 시 하수관을 막아 큰 참사를 유발할 수 있는 잠재적 위협물들도 거리 곳곳에 방치된 상태다.
지난해와 같은 침수 피해는 다시 없다는 게 정부와 지자체의 의지다. 하지만 지난해와 같은 집중 호우를 견디기에 현장은 여전히 위태로운 모습이다. 기상청이 극한 호우 시 긴급재난문자를 직접 발송해 빠르게 위험을 알 수 있게 된들 애초 위험한 상황을 지우는 게 먼저다.
지자체 등 실무자들은 행정 인력 부족 등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한다. 반복되는 재난처럼 반복되는 설명이다. 이제는 고리를 끊어낼 때다. 장마는 이제 시작됐고, 시간이 없다. 막을 수 있는 사고는 막아야 한다. 철저한 재난 대비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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