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까지 양자기술에 3조 쏟는다"…韓 최초 양자국가전략 수립

기사등록 2023/06/27 16:20:00 최종수정 2023/06/27 16:54:06

과기정통부, 양자과학기술 전략 발표…임무지향 R&D 추진

자체 양자 기술 개발 및 산업화부터 핵심인력 양성도 병행

선도국 대비 85% 기술 수준으로 도약…시장 점유율 10% 목표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26일 서울 동대문디지털플라자에서 열린 퀀텀 코리아 2023에서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부스에 초전도 기반 50큐비트 양자컴퓨터 모델이 전시돼 있다. 2023.06.26.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정부가 오는 2035년까지 민·관 합동으로 최소 3조원 이상을 쏟아부어 양자과학기술을 선도국의 85%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자체 기술로 1000큐비트급 양자 컴퓨터, 도시 간 양자 네트워크, 최고 수준의 양자센서를 구축·개발해 산업화도 적극 추진하는 등 양자경제 중심국가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7일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에서 우리나라 양자과학기술·산업의 대도약(퀀텀점프)을 위한 '대한민국 양자과학기술 전략'을 발표했다. 양자과학기술에 대한 중장기 비전과 종합적인 발전전략을 담은 역대 최초의 국가전략이라는데 의의가 크다.

이번 국가전략은 선도국에 비해 뒤쳐진 기술수준을 신속히 향상시키기 위해 기술로드맵에 따라 임무와 기한을 명확히 하는 '임무지향적 연구개발'을 본격 추진하는 것이 골자다.

또한 양자융합인재(양자핵심인력+전자·통신·컴퓨터공학 등 엔지니어) 양성과 양자팹 구축 등을 통해 10년 후 열릴 양자 산업화 시대를 대비할 방침이다. 양자 산업화를 위해서는 양자시스템 구성품의 소자화, 소형칩화 및 양산 능력이 필요한 만큼 세계 최고 수준의 우리 반도체 역량을 적극 활용하고, 궁극적으로 민간 주도 양자파운드리 시장을 연 다는 목표다.

이번 전략에서는 우리나라가 2035년 글로벌 양자경제 중심국가가 되기 위해 ▲우리 기술로 양자컴퓨터를 개발·활용하고 ▲인터넷 강국에 이어 양자 인터넷 강국으로 나아가며 ▲세계 최고 수준 양자센서로 세계 시장을 선점하고, 국방·첨단산업과 융합해 양자경제 시대를 열어 나갈 것을 제시했다.

정부는 2035년까지 우리나라 양자과학기술 수준은 최선도국 대비 85%로 높이고, 양자핵심인력은 2500명까지 양성해나간다. 또한 산업적으로도 양자시장 점유율을 10%까지 확대하고, 양자과학기술 공급·활용기업도 1200개까지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술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양자센서·양자암호통신의 산업화를 촉진하고, 2031년까지 양자컴퓨팅 시스템과 서비스를 개발하기로 했다. 이후 2030년대 중반 글로벌 양자 중심국가로 도약할 수 있도록 단계적인 지원도 이뤄진다.

◆양자핵심인력 2500명 양성…1000큐비트급 양자컴퓨터 자체 개발도 추진

최우선 과제로는 양자과학기술 분야 학과 신·증설 지원, 양자대학원, ITRC·SRC·ERC 등 대학 양자 교육·연구 거점센터 등을 육성해 '양자핵심인력'을 현재 384명에서 2035년까지 2500명 수준으로 양성한다. 전자공학, 제어·시스템 공학 등 양자시스템 구현 및 제어 등 '양자 엔지니어'의 교육훈련을 통해 조화로운 양자융합인력(핵심인력+양자엔지니어) 생태계도 조성한다.

우리나라 학생·연구자의 해외 선도 연구기관에 파견하고, 주요 권역별 양자과학기술협력센터 설치(미국·EU 등)를 통해 글로벌 인재 선순환 체계를 구축한다. 해외 파견 등 글로벌 인력 순환도 2035년까지 누적 500명을 확보한다.
임무지향 양자연구개발 추진 방향. (사진=과기정통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임무지향적 양자연구개발도 추진한다. 양자컴퓨팅은 여러 기술방식이 경쟁 중임을 감안해 다양한 혁신 가능성을 열어두고 지원하되, 기술 성숙도 및 비교 우위 등 변화·발전을 수시 점검해 선택과 집중을 강화한다.

2030년대 초 1000큐비트급 초전도 기반 범용 양자컴퓨터 개발을 목표로 자체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다양한 양자컴퓨터 방식에 대한 도전적 연구개발도 강화한다. 또한 효율적 컴퓨팅 자원 구축을 위해 고전-양자 컴퓨터 연계(하이브리드) 방식에 대한 기술개발과 양자 알고리즘과 양자 소프트웨어 개발도 확대 지원한다.

양자통신은 2030년대 100㎞급 양자 네트워크를 개발하고 도시 간 실증에 나서며, 민-관 공동으로 전국망급 유선 양자암호통신 실증 및 확산까지 추진한다. 관성·시간·전자기장·광학 등 4개 양자센서 원천기술을 융합해 무(無)GPS항법, 첨단 산업센서, 양자 레이다 등 고전센서 한계를 돌파하는 양자센서를 기업과 공동 개발한다. 세계 최고 수준 양자센서 원천기술을 올해 1개에서 2031년 3개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민간 양자파운드리 등 시험 설비 구축…양자 안보 기술 특화 연구실도 만든다

양자 소자공정, 시험·검증, 양자 소부장 기술 확보로 양자 연구 환경을 조성하고 산업화 연계를 통해 양자과학기술의 도약도 뒷받침한다.

2027년까지 연구자가 직접 사용이 가능한 연구자 주도의 개방형 양자팹을 확충하고, 이후 2031년 공공 양자 파운드리, 2035년 민간 양자 파운드리 등 양자 부품·장비의 개발과 상용화를 지원하는 시험·검증 설비도 구축한다.

아울러 양자 소재부품장비 기업 육성을 위해 양자과학기술 연구 및 산업화에 공통적으로 필요한 품목 현황 등을 조사하고, 중요도와 시급성이 높은 우선품목은 정부 지원으로 우선 개발하도록 한다.

양자경제를 향한 산업 기반 마련에도 힘을 쏟는다. 2031년까지 10대 분야 양자이득 탐색을 지원하고, 현재 10개 수준인 양자스타트업을 2035년 10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양자 과학기술의 경제·사회적 활용성 탐색을 통한 양자 활용 산업 및 스타트업 육성, 기업 참여 민-관 공동 프로젝트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지원를 강화한다. 특히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 등 벤처 육성 프로그램, 정책금융 지원 등을 통해 양자 기업을 집중 육성한다.

대학·연구소 등 관련 생태계를 보유한 지역을 중심으로 정부와 지자체가 공동 지원하는 '양자집중육성권역'을 조성하고, 정부연구개발사업 참여 시 민간 의무 매칭비율 완화, 정부R&D참여 창출 특허에 대한 독점적 사용권한 등 기업참여 촉진을 위한 인센티브도 강화한다.

양자과학기술의 국방·안보 도입도 추진된다. 양자과학기술을 적용한 신기술·신개념 무기체계를 미래 전장에 도입하기 위한 도전적 연구를 추진하고, 장기 기술 개발 및 인력 양성을 위해 양자 특화연구 센터·연구실도 확대 지원한다.

양자컴퓨터 발달에 따른 기존 암호체계 붕괴에 대비한 차세대 암호(양자내성암호) 전환 계획을 수립하고, 한국형 표준양자내성암호 알고리즘 개발 및 기술 고도화도 진행될 예정이다.
대한민국 양자과학기술 전략 주요 핵심지표. (사진=과기정통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국제협력 투자규모도 2100억으로 확대…양자산업 육성 법률도 별도 제정

미국·EU 등 양자 선도국과 국가 차원의 기술 동맹을 강화하고 실질적 공동 연구 확대 및 양자 연구용 소재·부품·장비에 대한 공급망 대응을 추진한다. 정부의 국제협력 투자규모도 2035년까지 2100억원을 투입하고, 같은 기간 인력 파견 규모도 500명 수준으로 늘린다.

공동연구, 인력교류, 공급망 확보를 위한 다자 기술 동맹에 참여할 뿐만 아니라 주요 선도국과의 양자 간 협력을 강화하고 협력거점도 확대할 방침이다.

양자컴퓨터, 양자통신·센싱 장비 및 양자 연구·산업용 소재·부품·장비 수출입 통제(공급망) 모니터링해 정보를 제공하고, 국내 부족 기술 수요, 기 구축된 협력 네트워크 등을 토대로 국제협력 맵도 도출한다.

지원체계 확립을 위한 법·제도적 지원도 이뤄진다. 양자종합계획, 양자 연구·산업 허브 구축, 전주기 인력양성, 연구성과의 사업화, 국제협력 활성화 등 종합 지원을 위한 '양자과학기술 및 양자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 제정에 나설 예정이다.

2035년 양자 경제로 전환을 목표로 민-관 공동으로 3조원 이상을 지원하고, 요소기술 중심의 소규모 연구에서 벗어나 전략로드맵에 따른 산·학·연을 연계하는 민-관 협업 대규모 통합 연구개발사업을 추진한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대한민국이 양자과학기술개발에는 늦게 뛰어들었지만 아직 본격적인 산업화는 되지 않아서 아직까지 골든타임의 기회는 남아있다"며 "2035년경 양자경제가 열리는 시점에서 우리나라가 선도국의 위치에 서려면 산·학·연·관이 손을 맞잡고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핵심과제들을 꼼꼼히 챙겨 대한민국이 글로벌 양자경제 중심국가로 대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튼튼히 만들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