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진단키트' 업체들 줄적자…"체질개선도 쉽지않네"

기사등록 2023/06/20 15:51:54

에스디바이오센서·씨젠 등 1분기 실적 하락

인수합병·탈코로나 등 반등 결과는 '미지근'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20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위기 단계가 경계로 하향되면서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격리·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지난 1일 서울 광진구 광진광장에 설치된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 철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3.06.20.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코로나19 유행 속에서 고속 성장을 기록했던 진단키트 업계가 엔데믹으로 관련 매출이 줄며 고전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해외업체를 인수하거나 판매 제품에서 코로나19 의존도를 줄이는 방안 등을 모색 중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모양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위기 단계가 경계로 하향되면서 관련 수요가 줄어드는 등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상위권인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올해 1분기 영업손실 123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82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같은 기간 1조3844억원 보다 8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씨젠은 올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80% 이상 줄어들면서 적자를 기록했다. 씨젠의 1분기 매출은 901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손실은 138억원으로 적자전환했고 당기순이익은 21억원으로 98.8% 감소했다.

휴마시스도 1분기 연결기준 매출 3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의 경우 전년 3264억원에서 크게 쪼그라든 수치다.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에는 2032억원이었지만 올 1분기에는 영업손실 153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수젠텍은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5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1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66억원, 당기순손실은 47억원을 기록했다.

진단키트 업계의 실적 하락이 갑자기 부상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코로나19 영향력이 줄고 엔데믹 전환이 이뤄지면서 업계 내외부에서 대비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됐다.

진단키트 업계의 동반 실적 하락을 두고 엔데믹 대비에 미흡했던 점을 지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부에서는 해외 기업 인수, 비코로나 진단키트 제품 확대 등을 통해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 미국 체외진단기업 메리디안 바이오사이언스, 파나마 의료기기 도매·유통업체 미래로 등을 잇달아 인수했다. 공격적인 인수합병(M&A)로 국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해 반등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 인수합병을 통한 시너지가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씨젠은 지난해 초 분자진단 플랫폼 기업으로 탈바꿈을 선언하고 관련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올 1분기 실적이 증명하듯이 엔데믹 이후 실적 악화가 계속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하락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의 진단키트 업계가 여전히 코로나19 제품이 핵심 사업이지만 이를 대체할 마땅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코로나19 백신처럼 첨단 기술이 요구되는 산업도 아니기 때문에 엔데믹 이후 생존할 수 있는 경쟁력의 부재도 약점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와 같이 전세계를 뒤흔들 감염병이 다시 나타나지 않는 이상 이전 실적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인수합병, 탈코로나 등도 보조 수단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