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김기현 연설에 "남 탓으로 점철돼…집권여당 대표론 부적합"(종합)

기사등록 2023/06/20 14:58:37 최종수정 2023/06/20 16:22:05

민주 "아직도 야당인 줄 아나…품격 찾기도 민망할 정도"

이재명 "여당 대표인지 야당 대표인지 잘 구별이 안돼"

박광온 "집권야당 대표의 연설로는 부적합하다는 의견"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7회국회(임시회) 5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3.06.20.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종희 하지현 최영서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20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대해 남 탓으로 점철된 공격적 언사들이 가득했다고 비판하면서 집권 여당의 대표로서는 부적절했다고 평가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이렇게 남 탓으로 점철된 여당 대표의 연설은 일찍이 없었다"며 "집권 여당 대표의 연설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라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김 대표는 아직도 야당인 줄 아시나. 아니면 국민은 신경도 쓰지 않고 오로지 용산만 바라보며 대통령실의 앵무새가 되려고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여당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이래도 되나. 극우 유튜버의 막말 라이브 방송만 보셨나"라며 "오늘 김기현 대표의 연설은 여당 대표의 품격을 찾기조차 민망할 정도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대표는 50분 연설 내내 내로남불로 일관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일방 독주를 옹호했다"며 "연설에서 야당에 대한 협치 의지나 국민에 대한 공감, 국정에 대한 책임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었다. 오직 노동계, 언론계, 교육계, 사법부, 야당에 대한 악의로 가득 찬 공격적 언사로 가득했다"고 꼬집었다.

또 "상호주의를 말하면서도 윤석열 대통령의 대일 굴욕외교를 찬양하고, 후쿠시마 핵 폐수의 위험성에 눈감고 국민의 우려는 '괴담 기획' '선전선동술' 운운하며 매도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코로나라는 전 세계적 위기 속에서 민생과 경제를 지키려다 늘어난 국가채무를 마치 문재인 정부가 무작정 늘린 것처럼 호도했다"며 "국민을 설득하고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통합할 생각이었다면 이렇게 한심한 연설은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협치 의지, 공감 능력, 책임 의식은 조금도 찾을 수 없는 김기현 대표의 내로남불 연설을 보니 대한민국의 미래가 더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표도 이날 김 대표의 연설이 끝난 뒤 취재진에게 "김 대표께서 여당 대표인지 야당 대표인지 잘 구별이 안 됐다"며 "국민의 삶이나 국가 미래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가 참 아쉬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여당으로서 이 나라를 어떻게 책임지겠다, 어려운 민생경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가겠다는 말씀보다는 오로지 남 탓과 전 정부 탓에, 특히 야당을 비난하는 데 왜 저렇게 주력하는가 이해가 좀 안 됐다"고 지적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도 같은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누가 국민을 상대로 했다기보다는 당내 지지자들을 위한 연설이 아니냐고 이야기했다"며 "우리 당 의원들은 대체로 집권여당 대표의 연설로는 부적합하다는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야당은 김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진행되는 도중 야유를 보내고 고함을 치며 반발했다. 여당은 김 대표의 연설 중간마다 박수를 치고 고성을 내면서 맞섰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김 대표를 향해 울산 땅 투기 의혹, 아들의 가상자산 보유 의혹 등을 언급했다. 그는 연설을 하고 있는 김 대표를 향해 "땅 파세요", "코인 파세요"라고 외쳤다. 양이원영 의원도 양이원영 "땅투기 해명하고 아들 코인 의혹 해명하세요"라고 직격했다.

다른 민주당 의원들은 "거짓말 하지마라", "본인부터 실천해라",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내용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성희 진보당 의원은 "사람을 죽여놓고 건폭이 뭡니까. 건폭을 이야기할 자격이 있나"라며 "노동조합 죽이기를 멈춰달라"고 항의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그만 좀 하세요", "국회의장은 자제 시켜 달라",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라고 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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