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의공학과 박기주 교수 연구 성과 발표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초음파 ‘음향 그물’로 혈관 속 혈전과 색전 포획해 제거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20일 경희대학교 생체의공학과 박기주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연구에서 서로 직각으로 마주 보는 초음파 트랜스듀서에 의해 생성되는 배(antinode)-마디(node)로 이뤄진 정상파(standing wave)에서 배에 의해 발생하는 음향 방사력(acoustic radiation force)을 활용해 색전을 포획했다.
이는 혈관 속에서 혈류의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음향 방사력의 세기가 혈류에 의한 색전의 항력(drag force)의 세기보다 크다는 점을 활용한 발견이다. 또 초음파 음향 그물의 압력 세기 및 주파수를 높이면 더 빠른 유속에서 작은 크기의 색전을 잡을 수 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음향 그물’로 이름 짓고, 직경 6㎜의 혈관 팬텀 실험환경에서 기술의 효과를 확인했다. 최대혈류속도 6.2㎝/s에서 1~5㎜ 크기의 색전을 초음파 음향 그물을 이용해 성공적으로 포획했다.
이후 집속초음파를 이용해 포획된 색전을 수초 내에 수~수십 마이크론 크기(㎜의 1000분의 1) 이하로 파쇄했다. 집속초음파를 이용한 색전의 분해는 초음파의 초점에서 발생하는 강력한 캐비테이션(cavitation, 공동현상)을 활용했다. 초음파 음향 그물에서 발생하는 음향 신호를 분석하면 색전이 음향 그물에 포획됐는지 확인할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음향 그물 기술은 혈전과 색전 제거 시술을 위한 비침습적 정밀 집속초음파 의료기기로서 개발할 수 있다. 혈관 벽에 고착돼 있거나 혈류를 따라 이동하는 혈전의 움직임을 제어하고 혈관의 출혈 없이 파쇄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우수신진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고, 연구 결과는 음향공학 분야의 JCR 랭킹 1위 저널인 'Ultrasonics Sonochemistry' 6월호에 게재됐다.
박 교수는 "연구팀이 개발한 초음파 기반 음향 그물 기술을 이용해 기존의 혈전 제거술을 보조하는 의료기기나 색전을 조기에 진단하고 색전증을 예방하는 의료기기로 활용할 수도 있다"며 "관련 핵심 초음파 기술은 국내 특허 출원을 완료한 상태로, 상용화를 목표로 동물 실험 단계에서 후속 연구를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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