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업계, 2분기 실적 희비…하반기는 달라질까

기사등록 2023/06/21 07:00:00 최종수정 2023/06/21 07:58:04

LG화학·롯데케미칼, 2분기 전년比 양호한 실적 전망

금호석화·한화솔루션, 실적 하락세에도 선방 평가多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국내 석유화학업계 4대 기업의 올 2분기 실적에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증권가에선 LG화학, 롯데케미칼 등은 양호한 실적을 보일 수 있지만 금호석유화학과 한화솔루션은 실적 하락이 뚜렷할 것으로 예상했다.

업체 수익성의 가늠자인 '에틸렌 스프레드(제품에서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 제외한 금액)'이 여전히 부진한 데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전통적인 석유화학 소재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의 실적 하락세가 뚜렷할 수 있어서다.

2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컨센서스 추정 기관수 3곳 이상이 예상한 LG화학의 2분기 실적은 매출액 15조7419억원, 영업이익 8916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각각 전년동기대비 28.6%, 1.5% 증가한 수치다.

전통 화학 소재 사업은 업황 회복세가 기대만큼 빠르지 않아 부진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첨단 소재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 증가와 양극재 부문의 순조로운 매출로 석유화학 부문 업황 부진을 상쇄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선 LG화학의 양극재 부문 출하량이 국내 증설 효과와 가동률 상승으로 50% 이상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를 반영한 연간 실적은 매출 63조7648억원(+22.9%) 영업이익 3조9361억원(+31.4%)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케미칼은 5개 분기만에 적자 탈출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롯데케미칼의 2분기 실적은 매출액 54조5790억원, 영업이익 748억원을 올릴 전망이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2%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에틸렌 스프레드는 만족할 수준이 아니지만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아시아 지역 화학업체들의 정기보수로 기초 소재 부문의 마진율 상승과 재고 이익이 늘어날 수 있는 게 실적 반등 배경이다.

롯데케미칼은 배터리와 수소 사업을 앞세워 사업을 정상 궤도로 올려놓는다는 구상이다. 배터리 사업은 지난 3월 자회사로 편입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구 일진머티리얼즈)를 앞세워 연 매출 7조원을 달성할 수 있다.

오는 2030년까지 120만톤 규모의 청정수소를 생산·판매한다는 계획도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에어리퀴드코리아와 '롯데에어리퀴드 에너하이'를 설립해 기체수소 사업은 물론 액화수소 사업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금호석유화학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 2분기 실적은 매출 1조7650억원, 영업이익 119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1.3%,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66.1% 감소한 수치다.

증권가에선 2분기 금호석화의 실적은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의견을 냈다. 기초유분을 구매해 합성고무와 합성수지 등을 생산하는 사업 구조로 인해 유가 변화에 따른 영향을 적게 받는 등 수익성은 나쁘지 않았다는 평이다.

이와함께 향후 원재료 가격 하향 안정화, 신차 판매 호조, 중고차 판매가 하락, 유가 하락 및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이동량 증가 등을 고려할 때 금호석화의 실적 턴어라운드 시기는 더 빠를 것으로 예상했다.

한화솔루션은 올 2분기 실적으로 매출액 3조1644억원, 영업이익 2514억원을 올릴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6.6%, 9.5% 감소한 수치다.

전체 사업의 50% 수준을 차지하고 있는 기초소재 부문이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에도 선방한 데다 36% 비중의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부문도 나쁘지 않은 실적이 기대된다.

올 2분기 이후부터는 가전과 건설 등 전방산업의 계절적 성수기에 맞춰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늘어날 수 있고, 에틸렌 스프레드의 회복세가 본격화하면서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도 실적 반등을 보일 수 있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수요와 관련된 긍정적 시그널들이 지속적으로 출현되는 만큼 2분기부터는 본격적인 수요 회복을 기대할 만하다"며 "중국 수요 회복에 힘입어 최악의 상황에선 벗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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