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한재혁 기자 = #30대 직장인 A씨는 뒤늦은 후회에 시달리고 있다. 카드 이용 금액이 많았음에도 계좌 잔고가 줄어들지 않았다는 사실을 흘려넘겼기 때문이다. A씨는 카드를 새로 생성할 당시 '리볼빙' 서비스 이용에 동의했다. 서비스에 가입하면 커피 쿠폰을 준다는 말에 혹해서다. 출금계좌에 잔액이 남아있음에도 리볼빙은 지속됐고 이자는 눈덩이처럼 불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롯데·하나카드의 일부결제금액이원약정(리볼빙) 이월 잔액은 7조1728억원으로 지난해 8988억원보다 14.3% 증가했다.

리볼빙 잔액은 지난해 4분기 들어 꾸준히 증가한 뒤 지난 2월 7조2942억원을 기록하며 고점을 높였다.  이후 3월에는 7조1197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으나 4월 들어 고개를 들었다.

리볼빙은 매월 결제하는 금액의 일부를 다음달로 이월해 결제하는 서비스로, 통상 5~10% 정도의 금액을 미루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월된 금액은 연체액으로 분류되지 않아 합리적으로 사용할 경우에는 일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거나 신용점수 하락을 방지할 수 있는 기능을 할 수도 있다.

문제는 수수료다. 사실상 대출과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리볼빙 서비스의 수수료는 대출금리와 같은 방식으로 적용되는데 지난 4월말 기준 최대 19.8%까지로 나타나 법정최고금리에 근접해 있다.

평균 금리 역시 장기카드대출(카드론)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카드사별 평균 금리는 롯데카드가 17.9%로 가장 높고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가 각각 17.6%와 17.13%로 뒤를 이었다. 이 외에도 신한카드와 하나카드가 16.62%, 16.11%로 16%대를 차지했고 삼성카드와 우리카드는 15.68%, 15.60%를 기록했다.

심지어 카드 발급시 리볼빙 서비스 이용에 동의할 경우, 계좌에 이용실적 이상의 잔액이 있더라도 금액이 자동으로 이월된다. 특히 일부 카드사가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1만원의 현금을 지원하는 등의 마케팅을 벌여 소비자들이 가입하도록 유도하는 경우가 잦다. 금융감독원이 최승재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 2019년부터 카드사들이 리볼빙 서비스를 홍보하거나 판촉하는 데에 들인 비용은 119억700만원이다.

일례로 한 카드사는 '최소 금액 결제로 연체없이 안전한 시용 관리'라는 문구를 안내 문구로 명시했으며 리볼빙 서비스에 가입한 고객을 대상으로 커피 쿠폰을 배포하기도 했다.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 게시된 과거 작성그렝는'연체방지를 위한 든든한 대비책'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실생활금융 유의사항을 통해 리볼빙 서비스를 함부로 이용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리볼빙 이용시 이월된 결제금액에 높은 수준의 수수료율이 적용된다"며 "이용에 앞서 수수료율을 반드시 확인해 하며 상환능력이 개선되면 리볼빙 잔액을 선결제하거나 결제비율을 상향하여 리볼빙 잔액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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