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계단주 또 있나[끝나지 않은 하한가사태②]

기사등록 2023/06/18 10:00:00 최종수정 2023/06/18 11:14:05

상장사 9곳, 3년 간 주가 중장기 우상향

시총 작고 유통비율 낮아…분석보고서도 無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지난 14일 오후12시를 전후로 비슷한 시간대에 하한가를 기록한 동일산업, 만호제강, 대한방직, 동일금속, 방림 종목에 대해 금융당국이 15일부터 해제 필요시까지 매매 거래를 정지했다. 방림, 만호제강, 동일금속 3개 종목은 소수 계좌 거래 집중에 따른 투자주의 종목으로도 지정했다. 사진은 15일 서울 여의도 KRX한국거래소 홍보관 모니터 모습. 2023.06.15.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라덕연 사태에 이어 두 달 만에 또다시 무더기 하한가 사태가 이어지면서 한동안 주가조작에 연루되는 '제3의 종목'이 등장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2020년 초부터 현재까지 국내 주식시장 차트패턴을 분석한 결과 그간 주가 조작에 연루된 종목과 유사한 흐름을 나타낸 종목들이 여럿 포착됐다. 이를 두고 '천국의 계단주'가 또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뉴시스가 지난 2020년 초부터 현재까지 주가 상승률이 100%를 웃도는 상장사 337곳(코넥스 제외)의 주가 차트를 분석한 결과, 코스피 상장기업 H사, S사와 코스닥 상장기업 O사, M사, T사, Y사, A사, C사, N사 등 총 9곳이 최근 주가조작에 연루된 종목들과 유사한 형태의 차트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주가가 장기간에 걸쳐 계단식 상승세를 나타낸 동시에 시가총액은 5000억원 안팎으로 크지 않다는 점이다. 이들 종목은 모두 지난 3년여 동안 큰 등락 없이 중장기적으로 우상향하며 주가가 크게 뛰었다. 이 기간 O사의 주가는 6배 이상 뛰었고 M사는 400%가 넘는 주가상승률을 달성했다. 그외 H사와 S사, T사 역시 각각 300%를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물론 장기간 주가 상승이 이어졌다고 주가조작에 연루된 것이 아니냐 의심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각 기업이 처한 영업환경이나 실적, 각종 호재와 악재 등 주가에는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다만 앞서 라덕연 사태에 연루됐던 삼천리, 서울가스, 선광, 대성홀딩스, 세방, 다우데이타, 다올투자증권, 하림지주 등 8곳 역시 길게는 3년에서 짧게는 1년 동안 주가가 꾸준히 우상향했다는 특징을 보였다. 시총이 5000억원 안팎으로 크지 않았고 거래량 또한 적다는 공통점도 있었다. 최근 무더기 하한가를 맞은 대한방직, 동일금속, 동일산업, 만호제강, 방림 등 5개 종목 역시 비교적 크지 않은 시총과 적은 거래량을 유지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들어 T사와 N사의 하루 거래량은 적게는 수천주에서 많게는 수만주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발행주식수의 1%도 채 거래되지 않은 수치다. 시가총액 대비 거래대금의 비율을 뜻하는 거래대금 회전율 역시 9곳 가운데 A사와 C사를 제외하고 모두 0~3%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가조작 연루 종목들은 호재가 없는데도 주가는 계속 올라가는 패턴을 나타냈다. O사와 Y사, N사 등 3곳은 지난 1년 간 단 한번의 증권사 분석 보고서도 발간되지 않은 철저한 소외주로 평가되고 있다. T사와 C사 역시 단 1개 증권사에서만 가뭄에 콩 나듯 커버하고 있는 상태다.
 
유통 가능 주식 비율이 낮아야 한다는 점 역시 주가조작 세력의 주요 고려 대상 중 하나로 여겨진다. 시가총액이 500억원대인 N사는 유통비율이 30% 수준에 불과했다. 전체 상장주식 가운데 30%만이 주식시장에 실제 유통되고 있다는 뜻이다. 유통비율이 낮으면 그만큼 적은 돈으로도 주가가 쉽게 움직일 수 있다. 그외 H사와 T사 역시 유통 물량이 50%가 채 되지 않았고 O사의 유통주식수도 전체발행주식수 대비 5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본인이 투자한 기업이 호재도 없는데 계속해서 주가가 오른다면 좋아만 할 것이 아니라 한번쯤 이성적으로 판단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CFD(차익결제거래), 통정매매 등 다양한 주가조작 수법이 수면 위에 떠오른 만큼 한동안 여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rkt@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