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목발 짚고 나타난 최태원 회장, 위기 속 사장단회의 소집

기사등록 2023/06/15 09:56:34 최종수정 2023/06/15 10:06:04

하반기 경영전략 수립하는 '확대경영회의' 주재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5일 오전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SK 확대경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3.06.15.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동효정 기자 = 최태원 SK 회장이 경기 침체 위기를 돌파하고, 올 하반기 실적 개선을 다잡기 위해 '확대경영회의'를 주재했다. SK 확대경영회의는 8월 이천포럼, 10월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와 함께 SK그룹의 최고경영진이 한데 모여 경영전략을 논의하는 중요한 연례회의다.

15일 오전 8시부터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 로비에선 SK그룹 관계자들이 안전한 동선 확보를 위해 입구를 정리하는 등 확대경영회의 준비로 분주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오전 8시 20분부터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장동현 SK㈜ 부회장 등 30여명의 사장단이 속속 집결했다.

최 회장은 오전 8시 49분 워커힐 로비에 도착했다. 최 회장은 목발을 짚기 위해 겉옷과 넥타이를 하지 않고 푸른색 셔츠만 입은 모습으로 차에서 내렸다.

최 회장은 양 손에 직접 목발을 짚은 채 수행원 부축 없이 직접 회의장으로 이동했다. 최 회장은 지난 8일 테니스를 치다가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고, 깁스를 한 채 주요 일정들을 소화하고 있다.

이날 최 회장은 올 하반기 경영전략과 회의 내용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엘레베이터를 이용해 회의장으로 이동했다.

오전 9시 시작한 확대경영회의는 이날 저녁까지 이어진다. 올 상반기 경영 현황을 점검하고, 미래 대응 전략들도 논의할 예정이다.

재계에서는 반도체가 극심한 불황에 빠진 만큼 이번 회의에서 이에 대한 대책이 중점 논의될 것으로 본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취재진과 만나 "올 하반기 전략이나 경영회의 내용은 비공개여서 말을 못한다"며 "솔리다임 적자는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고 밝혔다. 

SK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집중 투자하고 있는 배터리·바이오·반도체 중심 투자 진행 사안과 하반기 경영 전략 등이 구체적으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하반기부터 거시 경제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사업별 수익성 제고와 기업 가치를 회복할 투자 전략도 수립할 예정이다.

지난해 확대경영회의에서 최 회장이 경영 화두로 제시한 '경영시스템 2.0'에 대한 전략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경영시스템 2.0'이란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유무형 자산, 고객 가치 등 다양한 요소로 구성된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기존 경영시스템을 혁신하자는 개념이다.

이와 함께 SK가 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고도화와 탄소 중립 방안도 논의할 전망이다.

SK그룹 특유의 파이낸셜 스토리와 관련한 성과와 전략도 공유한다. 파이낸셜스토리는 매출과 영업이익 등 기존 재무 성과 뿐만 아니라 시장이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목표와 구체적 실행 계획을 담은 스토리를 기반으로 고객, 투자자, 시장 등 이해관계자들의 신뢰와 공감을 이끌자는 전략이다.

최 회장이 지난 2020년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해당 전략을 추진하자고 언급한 뒤 관계사들은 2021년을 '파이낸셜 스토리 실행 원년'으로 선언하고 이를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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