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초음파 파기환송심 3차공판 열릴 예정
민사 "한의사 1500만원 위자료 지급" 판결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사와 한의사가 한의사 초음파 진단 기기 사용 허용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 중인 가운데, 재판부는 22일 오후 3차 공판에서 충분한 변론과 증인 심문을 마친 후 이번 사건을 종결할 전망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 기기 사용이 환자에게 건강상 위해를 끼쳤음에도 불구하고 대법원 판결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는 "환자를 진료할 때 초음파 장비를 활용하는 것은 검진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검진의 정확도는 직역이 아닌 개인 역량의 문제"라고 맞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15년 민사소송에선 재판부가 초음파 검사를 68회 이상 실시하고도 환자 B씨의 자궁내막암을 발견하지 못해 치료 시기를 지연시킨 한의사 A씨에게 B씨가 청구한 치료비와 위자료(적극적 손해 1060만 여원·위자료 5000만 원)중 15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재판부는 "자궁내막증식증으로 임신과 출산에 어려움이 있는 환자를 진료하면서도, 임신에 관해서만 진료의 위임을 받았을 뿐 자궁내막증식증은 진료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A씨의)주장은 언어의 유희에 불과하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다른 의료기관에서 진찰과 조직검사를 받도록 설명하거나 전원조치 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호르몬 요법 등의 진료를 위해 발생한 진료비와 약제비 등 적극적 손해는 한의사의 과실로 인해 증가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해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와 B씨 모두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기각했고 1심으로 종결됐다.
의협은 B씨가 임신을 간절히 원하는 젊은 여성이고 현재도 투병 중이라는 점, 2015년 재판부가 A씨에게 위자료 5000만 원 지급 판결을 내린 점 등을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판부가 사건의 배경을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는 이유다.
의협 관계자는 "환자는 서울시보라매병원에서 자궁내막암 2기를 진단받고 서울대병원에서 표준치료인 자궁적출술을 권유받았지만, 가임력 보존을 원해 수술을 거부하고 건국대병원에서 호르몬 요법만 받을 정도로 임신을 간절히 원했다"고 말했다.
또 "2012년 8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호르몬 요법으로 일시적인 관해를 이뤘지만, 2015년 1월 시행한 자궁내막 검사 결과 자궁내막암 잔류가 발견돼 다시 호르몬 요법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알렸다.
한의협은 한의사가 자궁내막암 환자 진단을 놓친 사건에 대해 "오진 사례는 양방과 한방 모두 있고, 개별 의사의 역량과 수준에 따라 다르다"고 맞서고 있다.
또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핵심은 ‘한의사가 초음파 진단 기기를 사용한 것은 의료법 위반이 아닌, 합법적인 의료 행위’임을 명료하게 밝혔다는 데 있다고 보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결이 파기환송심에서 뒤집히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법률사무소 해울 신현호 변호사는 "2015년 민사재판은 오진에 따른 한의사의 책임을 인정한 것이고, 파기환송심은 형사재판으로 한의사에 대한 초음파 진단 기기 허용 여부를 따지는 것으로 재판의 목적이 전혀 달라 민사 기판력이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12월 의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의사 A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8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한의사가 초음파 진단 기기를 사용해 진료하는 것이 의료법 위반은 아니다"면서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제도·인식의 변화 등을 고려해야 하고, 한의사가 초음파 진단 기기를 한의학적 진단의 보조수단으로 사용한 행위는 의료법상 무면허 의료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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