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누구도 제대로 책임지지 않고 있어"
이정미 "못된 집권여당…특별법 공동발의 거부"
윤희숙 "국민의힘, 더 방해말고 법 제정 참여해야"
유족들, 농성기간 의원들 만나 특별법 제정 호소
[서울=뉴시스] 임종명 여동준 기자 = 야당 대표들과 시민사회계 일원들이 이달 내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유가족들은 특별법 제정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국회 정문 앞에서 천막 농성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 참여연대,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등 야 4당은 7일 오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022년 10월29일 이태원에 과연 국가가 있었는가라는 질문에 아무도 그렇다고 답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현장에서 질서 유지만 제대로 했더라도 이런 참사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질서 유지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정부 그 누구도 제대로 책임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그래서 이 사안에 대한 진상규명은 여전히 필요한 숙제고 앞으로 이런 대형 참사를 막기 위한 국가의 대책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뚜렷하게 제시되는 게 없다"며 "지금이라도 진상을 규명하고 이런 사안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새롭게 강구하고 억울한 피해자에 합당한 권리보장이 가능하도록 이태원 참사 특별법은 반드시 제정돼야 한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당연히 정부여당이 제1선에 앞서야 한다"며 "지금처럼 시간이 약이다, 이런 태도로 뭉개지 말고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대해 전향적인, 적극적인 입장을 내주길 다시 한 번 간곡히 요구하고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오늘부터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국회 앞에서 농성을 시작한다. 저는 아물지 않는 상처를 가슴에 품고 차가운 정치의 거리에 선 유족들의 마음을 함께 하기 위해, 그리고 참사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참사 이후 222일이 지났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대통령은 유족들에게 제대로 된 사과 한 번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참 못된 집권여당"이라며 "망언과 2차 가해를 일삼던 국민의힘은 참사를 정쟁으로 몰고 가더니 이젠 참사가 없던 일인양 잊혀지기만 기다리고 있다. 어렵게 이뤄낸 이태원 국정조사를 파행으로 이끌더니 특별법 공동발의는 거부했다. 정부 부처는 이미 이태원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설치를 반대하고 참사 피해자에게 치유, 휴직 지원이 불필요하다는 의견을 공식적으로 제출했다"고 꼬집었다.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는 "지난 4월20일 183명의 국회의원이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공동 발의했다. 183명 의원이 공동 발의한 법안은 21대 국회에서 유일하다"며 "국민의힘은 더 이상 방해말고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에 참여하기 바란다. 그리하지 않으면 다음 총선에서 진정한 국민의 힘이 무엇인지 똑똑히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유가족협과 시민사회계는 호소문을 통해 이달 중 이태원 참사 특별법 처리를 촉구했다.
이들은 "참사 발생 7개월이 넘도록 진상규명 특별법이 상정조차 되지 않은 것에는 국회의 책임이 크다"며 "지난달 16일 참사 200일을 맞아 유가족들이 내놓은 호소문에는 참사 1주기까지 진상규명 특별법이 제정되도록 국회의 역할과 노력을 촉구했다. 이에 국회가 진정성 있는 응답을 내놓으려면 행안위는 적어도 이달 중 특별법을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별법이 신속제정되려면 여야 합의가 중요하다. 그러나 국민의힘 의원들은 특별법이 재난을 정쟁화할 우려가 있다며 부정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독립적인 진상조사기구를 통해서만 진실을 규명할 수 있고, 진실이 규명되어야만 제대로 된 재발방디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 특별법은 더 이상 한국 사회에서 재난 참사가 발생하지 않길 바라는 피해자들의 절박한 열망이며 안전사회로 나아가는 또 한걸음이다"라고 보탰다.
유가족들은 "농성 기간 매일 국회를 찾아 행안위 소속 의원들을 비롯한 여야 의원들을 만나 특별법이 왜 필요한 지 알리고 호소할 것"이라며 "또 매일 아침 10시29분 유가족들이 앞장서 159㎞ 랄래아 시민행진을 진행한다. 서울광장 분향소에서 출발해 서대문, 마포를 거쳐 여의도 국회로 올 것이다. 매일 저녁 국회 앞 농성장에서 추모촛불문화제를 열 것"이라고도 했다.
이날 현장에는 야4당 대표들을 비롯해 민주당 우원식·정청래·남인순·박찬대·이동주·김용민·강민정·서영석·박주민·최혜영·신현영 의원과 정의당 강은미·류호정 의원, 진보당 강성희 의원, 무소속 양정숙 의원을 비롯해 이정민 유가족협 대표 직무대행, 백미순 참여연대 공동대표, 안지중 시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한편 이날 이재명 대표는 기자회견 후 오열하는 유가족을 위로하기도 했다. 이 유족은 이 대표를 향해 "대통령이 누가 되어도 상관 없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고 했고, 이 대표는 "알았다"고 간단히 답한 뒤 오열하는 유족을 포옹하고 악수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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