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매제한 완화 이후 입주·분양권 거래 급증…수억원대 프리미엄도

기사등록 2023/06/06 06:00:00 최종수정 2023/06/06 14:58:05

5월 분양·입주권 거래량 50건…4월(52건) 추월 가능성

둔촌주공 입주권 18억원에 거래…분양가보다 5억원↑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이 0.03% 상승해 지난해 5월 첫주(0.01%) 이후 1년여만에 상승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26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강남권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3.05.26.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전매 제한이 풀린 지 두 달 만에 서울 입주·분양권 거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등 일부 단지에서는 수억원씩 프리미엄(p)이 붙은 거래도 나왔다.

다만 아직 실거주 의무 폐지 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어 거래량 증가 추세가 지속되기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전날 기준 지난달 서울 아파트 분양권·입주권 전매 거래량은 5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1~3월 전체 거래량(50건)과 맞먹는 수치로, 5월 거래 신고기한이 이달 말까지인 점을 고려하면, 지난달 거래량은 지난 4월(52건) 거래량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종류별로 지난달 입주권은 16건, 분양권은 34건이 거래됐다. 특히 지난 1월 2건, 2월 1건, 3월 2건에 불과했던 분양권 거래량이 전매 제한 완화 이후인 4월 39건, 5월 34건으로 불어나면서 수치가 급격하게 증가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 4월 초 주택법 시행령 개정으로 아파트 분양권에 대한 전매 제한을 완화한 바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최대 10년에 달했던 수도권 전매제한은 공공택지·규제지역 3년, 과밀억제권역은 1년, 그 외 지역은 6개월로 완화됐고, 비수도권은 공공택지·규제지역은 1년, 광역시 도시지역은 6개월로 완화됐다. 그 외 지역은 전매제한이 폐지됐다.

이후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에서는 수억원씩 프리미엄이 붙은 입주·분양권 거래가 나오기 시작했다. 실제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인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 84㎡ 입주권은 지난달 18억원(19층)에 거래됐다. 분양 당시 분양가가 약 13억원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약 5억원의 프리미엄이 붙은 것이다.

지난해 말 분양한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청약 성적이 저조해 마피가 형성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었지만, 최근 송파구 및 강동구 아파트 집값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함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84㎡는 최근 18~19억 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분양권도 상승 거래가 다수 나왔다. 지난달 3일 동대문구 용두동 '청량리역한양수자인192주상복합' 전용 84㎡는 지난달 3일 14억1485만원(49층)에 거래되며 분양가(8억1800만~10억 8200만원) 대비 약 3~5억원 상당 가격이 올랐다. 강동구 천호동 '강동 밀레니얼 중흥S-클래스' 전용 84㎡ 분양권(10억2998만원)도 이전 거래가(9억135만원)보다 1억원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전매제한과 패키지 격인 실거주 의무가 여전히 존재하고, 분양권 양도세 부담도 커 여전히 거래 활성화에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법상 공공택지와 민간택지 등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일부 단지의 경우 2~5년간의 실거주 의무가 있어 전매를 하더라도 실거주하지 않으면 법 위반으로 처벌받는다. 이에 정부는 실거주 의무 폐지를 위한 주택법 개정안을 지난 2월 발의했지만, 아직까지도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분양권 거래에 따른 높은 양도세도 여전히 부담이다. 분양권의 경우 계약일로부터 1년 미만 보유는 시세차익의 70%, 그 외 경우는 60%의 세율로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정부는 양도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단기 양도세율을 보유기간 1년 미만은 45%, 1년 이상일 경우 양도세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역시 여야 간 이견이 큰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오는 12월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전매제한이 풀리기 전까지 실거주 의무 폐지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를 두고 이목이 집중되고 있지만 갭투자 악용 우려 등의 이유로 국회 내 반대 의견이 강해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은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으로 실거주 의무가 부과된 곳이다.

이와 관련해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국토교통위원회 법안소위 소위원장)은 "지난 정부에서 미친듯이 뛴 집값을 어떻게 잡을지가 윤석열 정부의 숙제"라며 "실거주 의무 폐지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문제는 다음 국토위 법안소위부터 어떻게든 통과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gahye_k@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