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 카드사 플랫폼 입점, 신한·KB국민 2곳뿐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가동을 시작한 대환대출 서비스 내 이동금액은 개시 이틀만인 지난 1일 기준 105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플랫폼에는 53개 금융사들과 23개 대출비교 플랫폼 업체가 참여해 다. 당국은 이들 업체들 간의 경쟁을 유도해 실질적인 금리 인하 효과를 낸다는 복안이다. 소비자들이 한 눈에 금리수준을 비교할 수 있게 되면 금융사들이 고객 유출을 막기 위해 대출금리를 내리고, 신규 대출 금융회사는 차주 유치를 위해 대출금리를 인하할 수밖에 없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기준 토스·카카오페이·핀다 등의 대출비교 플랫폼 내에 입점한 카드사는 신한·KB국민카드로 한정됐다. 이마저도 각각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네이버페이) 1곳에 입점하는 것으로 그쳤다. 이 외의 카드사들은 자사 애플리케이션(앱) 내에서 타 금융사의 대출확인과 각사 대출 조건을 비교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환대출 전용 상품 역시 KB국민카드의 'KB국민 이지대환대출'과 롯데카드가 '로카머니 대환대출' 외에는 타 카드사들이 공개한 것은 없는 상태다.
카드사들이 대환대출 경쟁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타 업권에 비해 '금리 메리트'가 낮은 것이 배경으로 풀이된다. 카드론은 시중은행 등 1금융권의 대출보다 높은 금리가 책정돼 있어 대환대출 시장에서 경쟁력이 저조하다는 이유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7개 전업카드사들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12.87%~14.56%이다. 하단에 위치한 현대카드(12.87%)의 카드론 금리를 제외하면 전부 13%대 중후반과 14%대 중반 사이에 집중됐다. 업체별로는 롯데카드가 14.56%로 가장 높고, 그 뒤를 삼성카드와 하나카드가 14.27%, 14.21%로 잇고 있다.
특히 앞서 하나카드 등 업계 하위사들은 당기순익 방어를 위해 카드론 취급 규모를 크게 늘렸다. 이 때문에 대환대출을 통한 고객 이탈이 지속될 경우 카드사들의 이익을 견인했던 이자 수익 역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하나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29조5445억원으로 지난 2월말 28조5923억원보다 두 달 새 1조원가량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동할 수 있는 금액의 한도와 차주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의 차이로 인해 급격한 업권 간 급격한 쏠림현상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대량의 자금 유출 등은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 경쟁력도 한 요인이겠지만 그에 앞서 마이데이터와 관련된 정보 제공 절차가 다음달 1일부터 가능한 것도 원인"이라며 "마이데이터 API는 다음달 1일부터 제공되는 될 예정이며 현재도 각 카드사 앱을 통해 카드론 보유 정보 조회나 대환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업권 간 대출이동이 저조해져 당초의 취지였던 '경쟁을 통한 금리인하 효과'의 영향이 반감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대환대출 인프라 가동 첫 날인 지난달 31일 발생한 대출 이동 중 90%는 은행과 은행간의 이동이었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재 카드사들 입장에서는 지급결제가 마이너스(-)여서 카드론에서 발생한 이익을 통해 적자를 메꾸고 있다보니 참여가 꺼려질 것"이라며 "또 대형사들이 대환대출 플랫폼 입점을 하게 되면 자칫 카드사들간의 과열 경쟁으로 이어지는 것을 우려하는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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