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가격으로 3000억 제시…IMM 투자금과 수백억 차이
해외 매각 반대 여론 고려할 때 IMM 수용 가능성 제기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HMM이 해외 매각 반대 여론에 힘입어 현대LNG해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최근 컨테이너 운임이 큰 폭 하락한 만큼 HMM이 현대LNG해운을 인수할 수 있다면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남은 변수는 HMM이 제시할 인수금액 3000억원을 IMM 컨소시엄이 받아들이느냐 여부다. IMM 컨소시엄은 2014년 현대상선의 LNG전용사업부를 인수할 때 들어간 5000억원 이상을 요구하고 있어 3000억원대 인수 협상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HMM은 지난 1일 이사회를 열고 현대LNG해운 지분 100% 매각을 추진하는 본 입찰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HMM은 지난 2일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고, 매각 가격으로 3000억원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HMM은 2021년 현대LNG해운 인수전에 참여하려 했지만 대주주인 산업은행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2021년에는 KKR와 KG그룹이 등이 참여했지만 IMM 측에서 요구했던 5000억원 이상을 제시하는 후보가 없어 유찰됐다.
올해에도 지난 3월 열린 예비입찰에 미국, 영국, 그리스, 덴마크 등 외국계 선사가 참여하며 국적 선사를 해외 기업에 매각하면 안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HMM은 이런 여론에 힘입어 막판 본 입찰에 뛰어들었다.
해외 매각을 반대하는 여론은 현대LNG해운이 국내에 들여오는 LNG 물량은 국내 전체 물량 중 10% 수준이 넘어 해외 선사에 매각되면 국내 LNG 수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논리가 작용했다.
HMM의 대주주인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도 막판 현대LNG해운 인수전 참여를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 안보 이휴 해소와 기업의 경쟁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고, HMM 새주인 찾기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업계에서는 현대LNG해운을 HMM이 인수할 경우 90%가 넘는 컨테이너 부문의 매출 의존도를 줄이고 국제해상운임 변동에 따라 실적이 좌우되는 상황을 개선할 수 있다고 본다.
HMM은 2000년대 초반까지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매출 비중이 6대 4 또는 5대 5 수준으로 적정한 비율을 맞추고 있었지만 기업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벌크선 사업을 매각한 것이 포트폴리오를 단순화시킨 원인이 됐다.
하지만 인수 자금으로 내세운 3000억원을 IMM 컨소시엄이 받아들일 지 여부는 미지수다.
현재 현대LNG해운의 몸값은 2년 전 대비 크게 떨어졌지만 IMM 측에서는 2년 전과 마찬가지로 5000억원 이상을 제시하는 후보에게 매각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HMM은 지난해 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조원, 당기손익인식금융자산 등 현금여력은 15조원에 달하지만 현대LNG해운을 비싼 가격에 사들일 경우 HMM 인수후보에게 또 다른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부담스럽다.
일부에선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를 중심으로 해외 매각 반대 여론이 커지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IMM이 HMM에 현대LNG해운을 되팔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IMM이 현대LNG해운에 투자한 로즈골드 펀드 2호의 만기가 도래한 만큼 매각을 늦출수록 성과 보수가 낮아지는 데다 2014년 인수를 위해 사용된 금액은 2600억원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극적 협상 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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