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그레이엄 목사 아들...50주년 기념 전도대회
3일 서울 상암경기장 기념행사에서 설교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한국교회가 계속해서 복음을 전하길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러 왔습니다."
세계적인 복음 전도자 故 빌리 그레이엄(1918~2018)목사의 아들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가 아버지에 이어 50년 만에 한국에서 다시 열리는 전도 대회 강연에 나선다.
그는 “제가 50주년 기념 대회에 설교를 하는 이 특별한 사역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은 제게 큰 영광이자 특권"이라고 했다.
"1975년 한국에 처음으로 방문했을 때 봤던 서울과 지금의 서울은 많이 달라져 놀라울 따름"이라는 그레이엄 목사는 "한국교회가 성장하고 세계 여러 교회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참으로 감격스럽다"며 "전 세계로 선교를 보내는 한국에 감사하다"며 거듭 감사 인사를 했다.
"아버지는 당시 한국교회에서 일어난 하나님의 사역을 보시면서 깊이 감동받았다"면서 "전도대회 직후 아버지는 ‘앞으로의 사역에서 다시 이런 집회를 볼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는 말도 전했다. 그러면서 "제 아버지와 같이 저도 그들에게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에 대한 기쁜 소식을 전하러 왔다”고 말했다.
1973년 5월30일부터 6월3일까지 전국에서 모인 총 334만 명이 여의도 광장을 메우며 한국 기독교 역사에 큰 획을 그은 '빌리 그레이엄 전도대회'가 올해 50주년을 맞았다.
당시 빌리 그레이엄 목사가 주 강사를 맡았던 전도대회는 한국은 물론 전 세계 기독교 역사상 최대 규모의 집회로 기록됐다. 교단과 교파를 초월한 이 전도대회에는 총 440만 명이 참여했다.
50년 전 한국교회는 그의 아버지인 '미국의 목사' 빌리 그레이엄 목사로 인해 변환점을 맞았다. 1973년 5월까지 서울시에 1400개에 불과하던 교회가 다음해에 2000개로 늘었다. 1970년 219만7336명이었던 신도도 전도대회를 기점으로 1978년 375만8930명으로 증가했다.
"한국은 우리 가족에게 큰 영향을 준 나라"라고 말하는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의 말 처럼 빌리 그레이엄 목사 가족과 한국의 인연은 깊다. 냉전시대와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처음 한국을 방문한 그는 부산, 대구, 서울에서 집회를 열었고, 미 장병을 위문하고 성탄 메시지를 전했다.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의 어머니는 어릴 적 평양에서 학교에 다녔고 이모와 이모부는 한국의 장로교 선교사였다. "아버지는 남한뿐만 아니라 북한 땅에서도 많은 친구를 만났는데 이런 많은 인연 때문에 나는 한국인들에게 깊은 사랑과 존경심을 갖고 있습니다."
빌리 그레이엄 목사는 1992년과 1994년에 북한의 김일성 전 주석의 초청을 받아 북한을 방문했다. 1997년 부인인 루스 벨 그레이엄 여사가 북한으로부터 초청받아 장녀 지지와 차남 네드를 대동하고 평양에 갔다. 북한의 그레이엄 목사 부부 초청은 장인 넬슨 벨 선교사가 중국에서 선교활동을 하면서 1930년대 딸 루스 벨을 평양 외국인 학교에 보낸 인연 때문이다.
한국과의 인연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가 아버지의 열정을 이어받았다.
3일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빌리 그레이엄 전도대회 50주년 기념대회'의 주강사로 나서는 그는 "아버지처럼 이 대회에서 비기독교인에게도 복음을 전할 것"이라고 했다.
"이 행사는 단순히 기독교인이나 교회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다양한 배경과 삶의 여정에서 모인 사람이 이 행사에 참석해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기를 원합니다. 모든 사람은 하나님과 다시 화목할 수 있음을 전할 예정입니다. 이는 모든 사람에게 좋은 소식이 될 것입니다."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도 아버지처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종교 지도자로 손꼽히고 있다. 젊은 시절 한때 방황했지만 다시 돌아온 후 목회자의 길을 선택했다.
"내 인생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의 발자취를 그저 따라가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고, 다만 개인적 삶에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르고 싶었습니다."
그는 인터뷰중에도 "우리 인간은 공허한 마음 때문에 항상 뭔가를 찾는데 세속주의, 물질주의, 섹스, 마약, 술로 그 마음을 채울 수 없다"며 "우리가 죄에서 돌아와 하나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면 그 마음에는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평안이 채워진다"는 목사로서의 조언도 했다.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는 1979년부터 구호단체 '사마리안 퍼스'의 대표로 지금까지 전 세계 여러 어려운 나라들을 돕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때는 낙후된 나라들을 순회하며 코로나 환자들의 치료를 지원했다.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전쟁고아를 돌보며 의료캠프를 설치해 부상자 치료를 지원했다.
복음 전파에도 열정을 쏟고 있다. 2001년부터 '빌리 그레이엄 전도협회' 대표로 전 세계를 다니며 아버지처럼 여러 나라에서 전도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 50년 동안 하나님의 역사를 돌아보면 참으로 놀랍습니다. 교회가 성장하고 전 세계로 나아가도록 사용하심을 감사드립니다. 이번 토요일에 전해질 말씀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역사를 느낄 것입니다.”
그는 "50년 전 아버지는 55세였고 나는 지금 71세"라며 "하나님이 50년을 더 살게 하신다면 한국에 여러 번 오겠다"고 밝혔다.
이번 전도대회는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에게 아버지의 유지와도 같다. "아버지는 복음을 전하는 것에 있어서 뒤돌아보지 않았고 항상 하나님이 다음에 무엇을 준비하셨는지 기대하며 기다렸습니다. 아버지가 전도대회 때 통역을 맡았던 김장환 목사님을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한국에서 한 번 더 전도대회를 열자'고 했었기 때문에, 하늘에 계신 아버지도 이번에 50주년 기념 대회에 대해 매우 기뻐하리라 믿습니다."
그레이엄 목사는 이번 대회에서 사랑과 믿음을 강조할 예정이다. "하나님께서 한국 사람들을 사랑하신다는 것, 그리고 한국 사람들이 하나님과 깊은 관계를 갖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믿음"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3일 오후 3시 열리는 50주년 행사의 핵심 주제는 '한국 교회의 하나됨'이다. 전국 교회 3000여 곳의 신도 10만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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