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뉴시스] 신정훈 기자 = 경기 성남시의 역점사업인 백현마이스 도시개발사업이 제2의 대장동 사태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덕수 성남시의원이 사업 진행과정에서 '예비평가위원 명단' 사전유출 의혹을 제기한 데다 사업공모에 참여한 A컨소시엄은 성남시에 명단유출 의혹에 대한 조사 및 수사의뢰를 공식 요청했다.

이덕수 의원은 31일 시의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장동개발사업 특혜의혹으로 검·경의 조사를 받고 있는 성남시가 이번에는 백현마이스개발사업으로 또다시 우려되는 일이 발생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며 "오늘 기자회견을 자청한 이유는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가 백현마이스 사업과 관련, 특정 민간사업자와 유착해 가장 중요하게 관리해야 할 평가위원 명단과 평가정보를 유출했다는 의혹과 제보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성남시와 성남도개공은 백현마이스 도시개발사업의 민간 참여자 선정(심사)을 위해 평가위원을 공개모집한 결과 1210명의 전문가가 지원했다"며 "성남도개공은 이중 159명의 평가위원을 최종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는 159명의 심의위원 명단이 유출된 정황이 나와 공모참여업체인 A컨소시엄에서 시 담당부서를 찾아가 명단이 유출된것 같다는 신고와 함께 6명의 명단을 제출했다"며 "실제 A컨소시엄이 제출한 6명의 명단 중 5명이 159명의 심의위원명단에 포함됐다"고 유출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대학교수 유출확인을 해달라는 제보자명단(9명)과 녹취록 2개 등을 공개했다.

제보로 이어진 경위에 대해 이 의원은 "심의(평가)위원으로 선정된 B씨가 일면식도 없는 사람으로부터 '심의위원으로 등록하셨지요"라는 전화를 받고 너무 놀라 지인에게 이런 사실을 고백한 것이 제보로 이어졌다"며 "비밀로 지켜져야 할 평가위원 등록을 어떻게 제 3자가 알았는지 반드시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실제로는 159명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로비가 이뤄졌을 것"이라며 "게다가 명단 유출이 의심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당연히 그 인원은 제외하고 진행해야 함에도 그런 조치도 없이 심사를 진행한 것은 공정성 측면에서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덕수 의원은 이런 문제점에 대해 도시공사에 질의하자 도시공사는 '159명을 제외하면 특정분야 심의위원은 자격자가 1명도 없게 되는 문제가 발생해 이들을 포함시켜 심사를 진행하게 됐다'고 알려왔다고 했다



의혹을 제기한 A컨소시엄도 성남시에 사전 유출에 대한 조사 및 수사 의뢰를 공식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A컨소시엄은 전날 대표이사 명의로 '백현마이스 도시개발사업 관련 심의위원 명단 유출 관련 조사 및 수사의뢰 요청서'를 비서실을 통해 접수했고 신상진 성남시장에게 제출했다.

A컨소시엄 관계자는 "철저하게 비밀로 지켜져야 할 심사위원 후보자 명단이 어떻게 특정 사업자들이 알 수 있었는지 명명백백히 밝혀져야 한다"며 "수사기관에 직접 고소·고발하지 않은 이유는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지휘감독하는 성남시에서 먼저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게 맞는 것 같아 수사의뢰요청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현재 성남시는 감사 부서를 통해 사실확인과 경위 파악에 나섰다.

시 관계자는 "절차상 문제가 있었는지 확인하고 있는 중"이라며 "감사를 통해 문제점이 밝혀지면 필요한 조치를 할 방침"이라고 했다.

백현 마이스 도시개발은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1번지 일원 '백현지구'(20만6천350㎡)에 전시 컨벤션 센터와 복합업무시설(임대주택 포함), 오피스, 호텔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착공은 2025년, 준공은 2030년 하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사업은 지난 26일 메리츠증권 컨소시엄이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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