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예정된 노사정 만남도 결렬 수순
"尹정부, 노동계와 대화할 의지 없어"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지난 30일 포스코 광양제철소 앞에서 벌어진 경찰의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 간부 과잉진압 의혹 사건과 관련해 대정부 투쟁을 선포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31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전국노동위원회와 함께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권 심판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어제 오전 경찰은 고공 농성장 강제 진압을 막기 위해 저항하던 김만재 한국노총 금속노련 위원장의 목덜미를 잡고 아스팔트에 패대기치고 사정없이 짓누른 상태로 뒷수갑을 채웠다"며 "고공 농성장에 혼자 있던 김준영 사무처장도 곤봉과 방패 등으로 사정없이 내리찍어 끌어내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은 노동계가 필요 없음을 아주 노골적이고 직접적, 폭력적으로 표현했다"며 "그렇다면 이제 한국노총이 보여줄 차례다. 이 시간 이후 한국노총은 윤석열 정권 심판 투쟁을 시작할 테니 각오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한국노총의 대정부 투쟁 선포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성사 예정이었던 노사정 간담회도 차질을 빚게 됐다. 당초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는 내달 1일 간담회를 열 계획이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정부의 실패는 결국 노동자와 국민의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는 생각에 사회적 대화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며 "어제와 오늘 연이어 자행된 윤석열 정권의 폭력 연행과 진압을 보며 노동계와 대화할 생각도, 의지도 없음을 분명히 확인했다. 앞에서는 대화의 손길을 내밀고 뒤에서는 농성장의 벼랑 끝에서 노동자를 폭력 진압하는 정권에 이제 무엇도 기대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한국노총 출신인 이수진 민주당 의원도 "노조 때려잡기에만 몰두해 있는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결국 노총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를 경찰의 곤봉과 국가 폭력에 내몬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사건은 포스코 협력사였던 성암산업이 지난 2020년 작업권을 반납한 뒤 소속 근로자들을 해고한 것에서 시작됐다. 당시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중재로 고용승계를 약속 받았지만, 이번에는 성암산업 당시 근로조건 유지를 두고 노사 간 갈등이 벌어졌다.
이에 한국노총 산하 금속노련은 지난해 4월 24일부터 임금교섭, 부당노동행위 중단을 촉구하며 전남 광양의 포스코 광양제철소 앞에서 천막 농성을 벌여왔다.
하지만 사건이 장기화되자 김준영 사무처장이 29일부터 7m 높이의 망루를 설치하고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경찰은 30일 김 사무처장을 끌어내리려고 시도하던 중 이를 막아서는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을 물리력으로 진압하고 강제 연행했다. 한국노총과 금속노련은 진압 당시 영상을 공개하며 경찰의 과잉, 불법 진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두고 경찰과 진실공방도 벌어졌다. 경찰은 망루 철거 시도 과정에서 김 사무처장이 물리적 위협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한국노총은 "경찰청은 검거 직전 망루 내에 소지하고 있던 정글도를 휘둘러 위협했다며 폭력 진압을 정당화하고 있는데, 동영상에도 찍혔듯 김 사무처장은 정글도로 사람을 공격하지 않았다"며 "쇠파이프도 미리 준비한 게 아니라 망루에서 뜯어낸 것으로 방어용으로만, 그리고 방패 등에만 휘둘렀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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