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몰래 혼인신고를?" 사실혼 남편에 뒤통수 맞은 아내

기사등록 2023/05/31 14:52:45 최종수정 2023/05/31 17:05:07

전문가 "일방적 신고, 혼인무효청구 가능"



[서울=뉴시스]권서영 인턴 기자 = 외도를 일삼던 사실혼 관계의 남편으로부터 통장과 서류를 도난당한 뒤, 몰래 혼인신고까지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6일 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사정이 있어 혼인신고는 안 했지만 10년간 함께 살아온 남편이 있다"는 A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A씨는 "몇 년 전 남편이 다른 여자를 만나는 것을 알게 됐다"며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인지 저는 갑상샘암에 걸렸고 수술과 항암 치료를 받게 됐다"고 밝혔다.

A씨는 "그런데 간병이 필요한 저를 두고 남편은 밖으로만 나돌았다. 결국 저는 시골에 있는 친구 집에 내려가서 요양차 몇 달을 지내게 됐다"며 "그런데 제가 아파서 집을 비운 와중에도 남편은 또다시 여자를 만났고, 심지어 집까지 데려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는 남편에게 극심한 배신감을 느꼈고 더 이상 혼인 생활을 지속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서 남편에게 헤어지자고 얘기했고 남편이 집에서 짐을 싸 들고 나가자마자 도어락 비밀번호를 바꿨다", "이후 친구 집에서 몸조리하고 다시 돌아왔는데, 제 여권과 통장을 비롯한 각종 서류가 없어진 걸 알게 됐다"고 회상했다.

이어 "왠지 남편이 무단으로 집에 들어온 것 같아서 경찰에 신고했다"면서도 "다음날 경찰이 뜻밖의 이야기를 했다. 남편과 저는 혼인신고가 돼 있고 부부 사이에 절도죄로 처벌을 할 수 없다는 거였다", "남편이 제 동의도 없이 혼인신고를 한 것 같은데 없었던 일로 할 수 있겠냐"고 호소했다.

A씨의 사연에 류현주 변호사는 "사실 절도죄는 친족상도례라는 처벌의 예외 사유가 적용되는 범죄다", "따라서 사연자분의 남편이 법적 배우자로 되어 있는 이상은 절도죄로 처벌하기가 어렵다"면서도 "A씨의 남편이 A씨의 동의 없이 여권과 도장 등을 훔쳐 임의로 혼인신고를 한 것이기에 형사 처벌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류 변호사는 "우리 민법은 당사자 간의 혼인의 합의가 없을 때, 그다음에 근친혼일 때 혼인을 무효로 하고 있다"며 "A씨의 경우 남편이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혼인신고를 하였다는 사실이 명백해 보인다", "그렇기에 혼인무효청구가 가능하고 혼인무효가 되면 혼인관계증명서상의 기재사항도 전부 삭제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류 변호사는 "사실혼 관계이더라도 헤어질 때 재산 분할 청구를 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재산 분할 청구는 이혼 또는 사실혼이 해소된 때로부터 2년 내에만 제기하면 된다", "만일 (남편과) 헤어질 때 재산에 대한 정리를 안 한 상태였다면 추후 남편으로부터 재산 분할 청구가 추가로 들어올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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