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브리든 시멘트 공장 연료 대체율 77%
유연탄 사용량 줄며 연간 100억원 비용 절감 효과
이해 관계자에게 정보 제공…상생 협력에도 적극
[키네가드=뉴시스] 홍세희 기자 = 유럽 시멘트 업계는 1980년대부터 순환자원(폐기물)을 시멘트 제조 과정에 사용해 왔지만, 유해성 논란을 피할 수 없었다.
지난 23일(현지시각) 기자가 방문한 아일랜드 브리든(Breedon) 시멘트 공장 역시 순환자원 연료 대체율을 77%까지 확대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난관에 부딪혔다.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 서쪽 키네가드(kinnegad)에 위치한 브리든 공장은 지난 2006년부터 시멘트 제조 공정에 순환자원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시멘트는 석회석 등 원료가 회전하는 원통형 가마인 소성로(킬른)에서 1450℃(가스상 최대온도 2000℃) 고온으로 가열되면서 용융(고체에 열을 가해 액체가 되는 현상) 상태로 변한다.
초고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그동안 화석연료인 유연탄을 사용해 왔지만, 유럽 시멘트업계는 유연탄만을 고집할 경우 천연연료의 고갈이 우려되고, 광산 개발에 따른 환경 훼손 지적도 있어 폐기물 재활용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브리든 공장의 순환자원 연료 대체율은 77%에 달하는데 연료 대체율 측면에서 아일랜드는 물론 유럽 내에서도 선두 그룹에 속한다.
업계에 따르면 1톤의 시멘트를 생산하는데 약 100㎏의 유연탄이 필요하다. 브리든 공장의 경우 연간 시멘트 65만톤 생산 시 순환자원으로 대체하지 않았다면 6만5000톤의 유연탄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런데 순환자원 대체율을 77%까지 끌어 올리면서 유연탄 사용량이 1만4950톤으로 줄었고, 이를 환산하면 매년 약 100억원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순환자원 연료 대체율을 77%까지 높이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브리든 공장 관계자는 "지난 수십 년간 순환자원으로 만든 시멘트에 대해 꾸준한 연구와 모니터링 결과, 기존 시멘트와 완전히 동일하고 건강에 미치는 영향 없이 안전하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이어 "아일랜드 내 매립지 포화 압력으로 더 이상 매립을 통한 처리보다는 시멘트 공장의 대체 연료로 활용될 것"이라며 "연간 약 35만톤의 순환자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브리든 공장은 순환자원 활용과 관련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지역사회와 꾸준히 소통하면서 유해성 논란 등을 불식시켰다. 2006년 순환자원 사용에 앞서 지역사회 주요 이해 관계자에게 적극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면서 순환자원 사용 초기 성공적인 안착에 큰 효과를 거뒀다.
톰 맥 매너스(Tom Mc manus) 브리든 공장 지속가능담당은 "시멘트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 문제에 대해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우리는 굉장히 엄격한 환경 기준을 준수하고 있고, 외부 단체에서 심사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시간이 흐르면서 시민들도 순환자원 활용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했다"며 "우리는 항상 사전에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람들을 이해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리든 공장은 지역사회와의 상생협력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데클란 카(Declan Carr) 브리든 공장장은 "우리는 지역 사회를 위해 기금을 조성해 스포츠팀과 사회단체, 소외이웃 지원 등에 사용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영업이익의 약 0.5%가량을 기금으로 조성했다"고 말했다.
카 공장장은 이어 순환자원의 연료 대체에 대해 "화석연료를 대체하기 위해 폐기물에서 파생된 연료를 신중하고, 통제적으로 사용하면서 순환 경제를 이룬 좋은 예"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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