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통 "탈북 아닌 납치로 호도하기도"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최근 북한 주민들이 배를 타고 귀순한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북한 당국이 탈북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집중강연회를 조직하고 주민들에 대한 내부 통제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중앙의 지시에 따라 탈북을 막기 위한 집중강연회를 전국적인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25일 보도했다.
평안북도 주민 소식통은 "강연회 내용을 보면 '일부 주민들 속에서 자기를 한 품에 안아 따뜻이 보살피고 키워준 사회주의 조국을 배반하고 비법월경(탈북)하거나 월남 도주하는 짐승만도 못한 인간쓰레기, 배신자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언급했다"며 "이번에 배를 타고 바다로 집단 탈북한 사건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중앙에서도 이번에 나타난 집단탈북 사건에 대해서는 주위에 좋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여서인지 집중강연회에서는 일절 관련 언급을 피하고 있다"며 "앞으로 비법월경과 월남 도주하는 행위의 엄중성과 후과에 대해 귀에 못을 박힐 정도로 교양사업을 했고, 처벌수위를 더욱 높이겠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이어 "강연자는 지금 적들이 우리 주민들을 납치하여 '탈북설'을 요란하게 떠들면서 공화국과 사회주의 제도를 비방하고 있다고 말한다"며 "탈북, 월남을 조국을 배반하는 역적으로 규정하고 직위와 공로에 관계없이 추호의 용서도 없다며 경고성 발언도 내놔 주민들이 긴장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함경북도의 소식통도 "보위부에서 국경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집중강연회를 조직하고 있다"면서 "모든 주민이 자기들의 주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정상적인 현상에 대해 사소한 것이라도 제때 신고하며 숙박등록사업과 군중감시체계를 철저히 세워 국경지역에 외부인원이 절대로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도록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6일 밤 두 가족으로 추정되는 북한 주민 9명이 배를 타고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탈북했다. 정부는 합동신문을 통해 전원 자유의사에 의한 귀순임을 확인했다. 이들은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를 거쳐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에 입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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