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기후운동가, 트레비 분수 먹물 투척 이어 이번엔 '반나체 진흙 시위'

기사등록 2023/05/24 17:49:16 최종수정 2023/05/24 20:46:04

기후단체 '울티마 제네라치오네' 잇단 시위

바르카치아·피우미 분수에 검은 물 붓기도

[로마=AP/뉴시스] 23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 등은 이탈리아 기후 운동가 단체 '울티마 제네라치오네(Ultima Generazione)'가 21일 로마 트레비 분수 검은 물 시위에 이어 23일 로마 상원 앞에서 진흙을 이용한 시위를 했다고 전했다. 2023.05.24.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한휘연 인턴 기자 = 이탈리아 유명 관광지 곳곳에서 여러 차례 시위를 벌인 기후운동단체가 이번에는 이탈리아 상원의사당 앞에서 진흙 시위를 벌였다.

23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 등은 기후운동단체 '울티마 제네라치오네(Ultima Generazione)' 소속 여성 두 명이 로마 상원의사당으로 쓰이는 마다마궁전 앞에서 반나체로 자신의 몸 위에 진흙을 붓는 시위를 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마다마궁전 앞에서 상의를 탈의한 채 등장해 자신의 몸에 진흙을 들이부었고, 다른 운동가 9명은 궁전 문 앞 등 주변에 가지고 온 진흙을 부었다. "기후변화가 가져온 재앙에 주목하라"고 외친 여성 운동가들은 경찰이 연행을 시도하자 격렬하게 반항했다.

울티마 제네라치오네는 21일 트레비 분수에 숮으로 만든 검은 물을 부으며 기후 변화 시위를 진행해 화제가 된 단체다.

해당 단체는 이날의 시위에서 쓰인 진흙이 이탈리아 북부 에밀리아-로마냐주에서 지난주 발생한 대규모 홍수를 상징한다고 밝혔다. 에밀리아-로마냐는 홍수로 인해 심각한 산사태와 침수가 일어났고, 최소 14명의 사망자와 3만60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울티마 제네라치오네는 기후변화와 관련해 유명 관광지나 미술품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 시위를 진행한 바 있다.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에서 보티첼리의 '봄'을 보호하고 있는 유리 위로 몸을 붙이거나, 로마 보나파르테 궁전 미술관에 있는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 위로 야채로 만든 수프를 끼얹기도 했다.

이들은 최근 로마 스페인광장 바르카치아 분수, 나보나광장 피우미 분수에 이어 트레비 분수에 숯으로 만든 검은 물을 붓고 화석 연료 사용을 반대하는 시위를 펼쳤다. 이들의 행위가 역으로 물을 정화시키려 추가적인 환경 파괴를 불러일으킨다며 논란이 됐다.

이탈리아 문화부 장관 젠나로 산줄리아노는 이들에 대해 '환경파괴자(eco-vandals)'라고 칭하며 문화유산과 예술품으로 대상으로 하는 고의적인 파·훼손 행위에 대해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제안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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