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사무총장 "韓, 다자무역체제 회복 적극 역할해야"

기사등록 2023/05/23 16:30:00 최종수정 2023/05/23 19:10:05

대한상의·산업부, 23일 'WTO 사무총장과의 대화'

기업·학계 "다자주의 복원 위한 WTO 개혁 필요"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방한한 응고지 오콘조-이웰라(Ngozi Okonjo-Iweala)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3.05.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WTO(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은 23일 대한상공회의소를 찾아 다자무역체제 회복에 한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상의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의 국제회의장에서 '세계화의 재정의 :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한국의 역할'을 주제로 WTO 사무총장이 참여하는 세미나를 진행했다.

이 세미나에는 응고지 사무총장과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안덕근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김정일 SK스퀘어 부사장, 김경한 포스코 부사장, 이재민 서울대 교수, 이효영 국립외교원 교수를 비롯해 기업, 대학생, 협단체, 기관, 주한 공관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응고지 사무총장은 기조 강연에서 세계화의 퇴조 속에 무역을 통해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한국 경험은 다자무역체제 회복의 중요성을 증명하며, 한국이 WTO 개혁 등 다자무역체제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개도국의 국제무역 참여를 위한 역량 강화 등에서 WTO와의 협력을 심화시켜 나가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도 전달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자유무역 회복 및 수출 활성화를 위한 WTO 역할과 더불어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조치들이 WTO 규범에 합치되어 예측가능하고 투명한 글로벌 무역·투자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WTO가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 줄 것을 주문하고, 다자무역체제 회복을 위한 WTO 개혁 과제에 대한 의견을 제안했다.

이재민 서울대 교수는 "미중갈등으로 발생한 관세 조치나 기술경쟁 등 보호무역주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이나 반도체 지원법 등 산업정책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WTO 차원에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며, 다자주의를 복원하고 발전시키는데 장애물을 해결해줄 것"을 주문했다.

김정일 SK스퀘어 부사장은 "최근 일련의 지정학적 이슈 및 코로나 팬데믹 등 상황 변화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이 급격하게 재편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기업들의 추가 비용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WTO에서 자유무역과 비즈니스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경한 포스코 부사장은 "탄소중립을 위한 조치들이 또다른 무역장벽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며 "탄소통상 조치들로 인해 무역교류가 위축되지 않고, 나아가 국제무역질서가 바로 설 수 있도록 WTO 협정에 근거한 적극적인 해결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이효영 국립외교원 교수는 "다자간 무역을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 패널 프로세스 개선 등 분쟁해결 시스템이 적절히 작동될 수 있는 WTO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WTO 사무총장 방한은 2014년 5월 호베르투 아제베도 전 사무총장 이후 10년 만이다. 역대 방한 WTO 사무총장으로는 2009·2010년 파스칼 라미 전 총장, 2002년 마이크 케네스 무어 전 총장, 1997년 레나토 루지에로 전 총장이 각각 한국을 찾았다.

지금까지 한국에 온 WTO 사무총장들의 목소리는 한결같이 장벽없는 시장개방과 자유무역이었다. 특히 다자통상체제 활성화를 위한 방안과 한국 역할 강조는 이번 방한에서도 논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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