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26일 대의원대회 열고 최종요구안 확정
역대급 성적에 성과급 인상·정년연장 요구
'파업 카드'까지 만지작 거리며 사측 압박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다음달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협상에 돌입하는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사측에 제시할 최종 요구안을 확정 짓는다. 성과급 인상과 정년연장이 올해 임단협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노사 모두 5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끌어낼지 주목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오는 24~26일 이틀간 울산공장에서 임시대의원대회를 개최한다. 노조는 이번 임시대회에서 사측에 제시할 요구안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요구안을 사측에 발송하면 다음달 10일 노사 상견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임단협에 돌입한다.
임시대의원대회에 앞서 노조는 지난 8일 각 지부 및 지역위원회의 정책·기획담당자가 참석하는 회의를 열고 임단협 요구안 초안을 마련했다. 임금협상안에는 기본급 18만원 이상 인상,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등이, 단체협상안에는 정년연장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요구안이 대의원회대회에서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통과되면 집행부는 사측과의 협상을 준비한다. 노조를 이를 위해 지난달 확대간부와 조합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사측은 노조가 제출한 최종 요구안을 검토한 후 다음달 만날 예정이다.
◆파업해서라도 정년연장 하겠다는 노조
올해 임단협의 최대 쟁점이자 난관은 정년연장이다. 노조는 조합원 지지를 바탕으로 국민연금 수령 직전 해인 64세까지 회사에 재직할 수 있는 조항을 넣어 기존 60세인 정년을 '만 65세'로 바꾸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사측이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파업을 해서라도 정년연장을 관철하겠다는 분위기다.
노조 집행부는 최근 노조지를 통해 정년연장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집행부는 "현대차 자본은 비정규직, 촉탁계약직을 양산하면서 일자리의 질을 하락시켰다"며 "회사는 국내공장 생산시설 확충으로 신규 고용창출과 더불어 정년연장으로 양질의 일자리에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세대별로 요구안의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하지만 MZ세대, X세대, 기성세대 등 모든 세대가 언제까지 청춘일 수 없다는 생각을 가져본다면 올해 단체교섭을 통해 정년연장 도입에 노사가 해답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집행부가 확대 간부 4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66.9%가 정년연장을 올해 임단협 교섭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정년연장을 국민연금 수급 개시 시점까지 늘려야 한다는 의견은 52.2%로 절반을 넘는 찬성표를 받았다.
노조가 정년연장을 요구하는 이유는 노조원 구성과 관련이 있다. 현재 현대차 노조는 4만4224명으로 이중 오는 2026년까지 정년퇴직을 하는 조합원은 1만2600여명에 달한다. 정년퇴직으로 조합원이 감소하면 노조 조직력 유지는 물론 사측과의 협상, 단체행동 등에 불리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전기차 등 미래차 산업으로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는 불안감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내연기관차와 달리 전기차는 부품수가 30% 가량 적기 때문에 생산 라인 인원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곳곳에 지뢰밭…5년 연속 무분규 타결 가능할까
성과급 인상 역시 노사가 이견을 좁히지 못할 부분으로 예상된다. 노조는 현대차가 올해 역대급 실적을 올린만큼 그에 상응하는 성과급을 사측에 요구할 예정이다. 조합원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9.2%가 성과급 지금 규모를 2500만원 이상, 18.5%는 '2200만원 이상 2500만원 미만'을 답했다.
노조 관계자는 "올해 임단협에서 임금성 협상 기준이 되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9조8198억원"이라며 "실적만 놓고 봤을때 회사가 분배정의를 실천할 여력은 차고 넘친다. 회사가 이익을 챙긴만큼 직원들의 노고에도 충분한 보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올해 현대차 노사 임단협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 노사 역사상 처음으로 무분규 타결을 이뤘지만 올해는 성과급 인상과 정년연장이 핵심 화두로 떠오른 만큼 별다른 잡음 없이 진행된 예년과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는 절대 쉽지 않을 협상이 될 것"이라며 "성과급 인상과 정년연장 둘 중 하나라면 모를까 (현재 노조가) 두 개 모두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난항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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