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유튜버들의 '인종차별 대응' 어떨까?

기사등록 2023/05/19 05:34:08

'식당 자리 나누기' '눈 찢고 중국어' 등

상황 인지 후 즉시 의사 표현

현지 경찰에 신고…직접 사과 받기도

한편 "우리가 먼저 존중해야" 주장도

[서울=뉴시스]유튜버 그래쓰는 지난 3일 '인종차별 당하고 눈깔이 뒤집힌 한국인의 소심한 복수 (feat.스위스)' 영상을 게재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It's me GRASS 그래쓰' 영상 캡처) 2023.05.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강운지 리포터 = 코로나19 팬데믹 종식 이후 단·장거리 해외여행 건수가 모두 늘면서, 여행 시 주의사항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서구권 국가에서 일어나는 '동양인 차별'에 대해 염려하는 여행객이 많다. 유튜브서 '인종차별' 또는 '인종차별 대처' 키워드를 가진 영상이 높은 조회수를 얻는 이유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인종차별자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거나, 모욕과 욕설로 맞대응하는 방법은 위험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특히 총기 소지가 대부분 합법인 미국에서는 실제로 신변에 위험이 생길 수 있다는 반응이 많다.

최근 여행 유튜버들은 상대적으로 온건한 방식으로 차별에 대응하는 경향을 보인다. 과연 현지에서 인종차별을 경험했을 때, 그들은 어떻게 행동했을까.

[서울=뉴시스]유튜버 그래쓰는 지난 3일 '인종차별 당하고 눈깔이 뒤집힌 한국인의 소심한 복수 (feat.스위스)' 영상을 게재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It's me GRASS 그래쓰' 영상 캡처) 2023.05.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유튜버 'It's me GRASS 그래쓰'는 지난 3일 스위스 그린델발트 지역의 한 호텔서 인종차별을 당하는 영상을 올렸다.

'인종차별 당하고 눈깔이 뒤집힌 한국인의 소심한 복수 (feat.스위스)' 영상에서 그는 호텔 식당 종업원에게 식당 창가 자리를 요구했지만, "2인 손님은 4인 식탁에 앉을 수 없다"는 말로 제지당했다. 해당 종업원은 바로 뒤에 들어온 유럽인 2인 손님에게 창가 4인 식탁 자리를 흔쾌히 제공했다.

그래쓰는 상황을 인지한 후 즉시 종업원에게 "자리를 옮겨도 되겠냐"고 물었고, 이때 종업원은 주저하며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았다. 그는 일행에게 "식당 안쪽은 싹 다 아시아인이다" "내가 예민한 거냐. 눈물 날 뻔했다"며 불쾌감을 표했다.
 
해당 영상에는 "테이블 나누기는 인종차별이 맞다. 미국에 사는데 똑같은 경험을 했다" "절대 예민한 게 아니다" "차분하게 잘 대처했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서울=뉴시스]유튜버 유즈만이 2021년 올린 '여행중에 당한 인종차별 ㅣ 다른방법으로 되돌려 주었습니다' 영상 중. (사진=유튜브 채널 '유즈만UZMAN' 영상 캡처) 2023.05.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공식적인 대응에 나선 유튜버도 있다.

유튜버 '유즈만UZMAN'은 2021년 '여행중에 당한 인종차별' 영상에서 이탈리아 로마의 한 공사 인부에게 "시에시에" "칭코칭코" 등의 발언을 들었다. 모두 대표적인 동양인 차별 용어다.

당시 유즈만은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진행 중이었고, 해당 장면은 고스란히 국내 시청자들에게 전달됐다.

그는 현장에서 맞대응하는 대신 베네치아 광장의 경찰서를 찾아가 신고했고, "원래는 대사관에 찾아갈 계획이었다"며 수사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구체적인 이탈리아의 인종차별 반대 법령을 언급하기도 했다. 인종차별자의 얼굴이 담긴 유튜브 라이브 영상이 직접적인 증거가 됐다.

유즈만은 일주일가량 후 "비록 벌금형은 없었지만. 인종차별을 했던 친구를 직접 만나 사과를 받았다"는 추가 영상을 올렸다. 댓글 창에서는 "사과를 받은 것만으로도 값진 결과다" "여행 유튜버의 선한 영향력이다" 등의 반응이 관찰됐다.

[서울=뉴시스]지난 1월 유튜브 채널 ‘테디여행기’에 올라온 '파리에 한국인 인종차별 리뷰로 가득한 레스토랑, 왜그런지 살펴보았습니다' 영상 중. (사진=유튜브 채널 '테디여행기 TeddyTravelogue' 영상 캡처) 2023.05.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유럽을 비롯한 서구권에 동양인 차별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우리가 그 나라의 예절을 지키는 게 먼저'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튜브 채널 '테디여행기 TeddyTravelogue'는 지난 1월 '파리에 한국인 인종차별 리뷰로 가득한 레스토랑, 왜그런지 살펴보았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해당 영상에서 그는 "프랑스에서는 종업원의 안내를 받고 식당에 들어가야 하는데, 한 한국인 모녀가 식당에 무분별하게 들어오려다 제지당했다"면서 "아주머니는 종업원의 팔을 잡아끌며 말을 걸었고, 이에 종업원이 정색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종업원들이)불친절한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한국인들의 무례한 행동이 저 사람들을 불친절하게 만들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이곳의 문화를 먼저 존중한 다음 우리가 존중받기를 바라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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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운지 리포터(kuj0102@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