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뉴시스]이동민 기자 =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전북에서 기념식이 열렸다.
제43주년 5·18민중항쟁기념 전북행사위원회는 17일 전북대학교에서 5·18민주화운동 최초 희생자로 알려진 故이세종 열사 추념식과 전북기념식을 열었다.
'오월의 정신을, 오늘의 정의로'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기념식에서 전북 5월동지회 신영대 회장은 "5·18민주화운동은 폭력적이고 불법적인 정권 찬탈에 눈이 먼 신군부 세력에 대한 범국민 항쟁"이라며 "이후 쿠데타 세력과 그에 동조하는 세력에 의해 그날의 항쟁은 폭도로 낙인 찍혔지만 긴 세월동안 청년, 학생들, 시민들의 헌신과 노력을 통해 역사적 개념정의가 이뤄져 5·18민주화운동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북의 5·18민주화운동은 의미와 내용이 깊고 상징성이 크다"라며 "이곳 전북대에서 5·18민주화운동의 첫 희생자가 발생했고, 원광대 임균수 열사는 광주에서 사망하는 불행을 겪었다. 또 전국 최초 고등학교 시위는 전주 신흥고등학교에서 일어났다. 이러한 정신적 자산들을 우리가 이어받아 지역사회의 자산으로 키워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념식에는 국주영은 전북도의회 의장, 우범기 전주시장,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 등이 영상메시지를 통해 이세종 열사의 희생을 추모했다.
서거석 전북교육감, 더불어민주당 이원택·양경숙 국회의원, 김종훈 전북도 경제부지사, 양오봉 전북대 총장은 기념식에 직접 참석해 추모사를 했다.
뜨거운 날씨에도 43년 전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했던 열사를 기억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강의를 마친 뒤 하교하는 전북대학생들은 기념식을 지켜보거나 추모비 앞에 마련된 국화꽃을 헌화하며 이세종 열사를 추모했다.
대학생 김지선(20)씨는 "5·18민주화운동 최초 희생자가 우리 학교 선배인 줄은 모르고 있었다"며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하신 이세종 열사를 비롯해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이세종 열사는 농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이던 1980년 전라남·북도 대학 연합체인 '호남대학총연합회' 연락 책임자로 활동했다. 같은 해 5월 17일 밤 이세종 열사는 동료들과 함께 '비상계엄 철폐, 전두환 퇴진' 등을 외치며 밤샘 농성을 하다 교내에 진입한 계엄군에 쫓겨 옥상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다음 날인 5월 18일 새벽 1시 학생회관 옆에서 온몸이 멍들고 피투성이가 된 채 주검으로 발견됐다. 그러나 사인은 단순 추락사로 발표됐다.
이후 1993년 당시 주검을 검안했던 이동근 교수는 추락 전 계엄군에 의한 폭행으로 인해 이 열사가 사망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 2002년 학술세미나에서 순천향대학교 이민규 교수는 "5·18민주화운동의 최초 희생자는 이세종 열사"라고 밝힌 바 있다.
전북행사위원회는 이날 기념식 외에도 오는 18일 이세종 열사의 모교인 전라고등학교에서 추모제를 열고, 광주 5·18 묘역을 찾아 참배할 예정이다.
20일에는 원광대 임균수 열사 추모비 앞에서 민족민주동문 합동 추모제를 열고, 같은 날 전북대 박물관 강당에서는 '5·18 첫 희생자 이세종과 전북지역 오월항쟁'이라는 주제로 학술제를 개최한다.
또 추모 기간 각 행사장에서는 1980년 4∼5월 신군부 세력에 맞섰던 전북지역 민주화운동과 이세종 열사의 유품, 전북대 제1학생회관(최초의 희생자 발생지), 당시 신문 보도 등이 전시되는 ‘5·18 전북사진전’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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