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일을 기억할 것입니다'

기사등록 2023/05/22 06:01:35
[서울=뉴시스]최근 온라인상에서 'ㅇㅇ는 이 일을 기억할 것입니다'라는 밈이 유행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댓글 갈무리) 2023.05.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 일을 반드시 기억할 것입니다"

최근 SNS와 영상 플랫폼에서는 'ㅇㅇ는 이 일을 기억할 겁니다' 'ㅇㅇ는 잊지 않을 것입니다' 등의 댓글이 심심찮게 보인다.

주로 영상 속 등장인물이 무언가에 속수무책으로 당했을 때, 그리고 이에 딱히 대응할 방법이 없을 때 쓰이는 표현이다. 문구는 진지하지만 전혀 위협적인 느낌이 들지 않는다.

과연 이 밈(meme)은 어디서 왔을까?

[서울=뉴시스]지난 2016년 올라온 '침착맨'의 '더 워킹 데드' 플레이 영상 중. (사진=침착맨 유튜브 영상 캡처) 2023.05.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밈의 시초는 무려 1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바로 2012년부터 발매된 게임 '더 워킹 데드' 시리즈의 안내문 문구다.

게임 속 주인공과 등장인물의 대화에서 특정 선택지를 누르면 화면 좌측 상단에 'ㅇㅇ(등장인물)은 기억할 것입니다' 등의 안내문이 입력된다. 즉 '사건의 인과관계를 고려해 신중히 선택하라'는 의미다.

그 이유는 '더 워킹 데드' 시리즈가 일종의 '인터렉티브 무비'이기 때문이다. 인터렉티브 무비란 게임·영화의 한 장르로, 시청자나 플레이어가 내리는 선택에 따라 콘텐츠의 줄거리와 결말이 달라지는 형식이다.

예컨대 게임 속 등장인물이 위기에 처했을 때 '돕는다'와 '돕지 않는다'의 선택지가 등장하고, '돕는다'를 택할 경우 스토리의 방향이나 설정이 미묘하게 바뀐다. 또 한 에피소드에서 일어난 선택이 그다음 에피소드에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서울=뉴시스]지난 2016년 올라온 '침착맨'의 '더 워킹 데드' 플레이 영상 중. (사진=침착맨 유튜브 영상 캡처) 2023.05.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첫 시리즈인 '더 워킹 데드'는 탄탄한 설정으로 호평받았지만, 속편인 '더 워킹 데드: 시즌 2'부터는 특정 선택지를 택해도 등장인물이 이를 언급하지 않는 등 상대적으로 미흡한 부분이 드러났다. 이에 많은 플레이어가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일개 안내문이 밈이 된 것은 이 때문이다. 비장한 말투와 다르게, 놀랍도록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상황을 가리키는 표현인 셈이다.

에디터 DeunD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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