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스승의 날…"교권침해 6년만 최대, 87%는 사직 고민"

기사등록 2023/05/10 17:30:30 최종수정 2023/05/10 19:16:05

교총에 접수된 교권침해 사례 지난해 520건

교사노조 "교사 4명 중 1명, 정신과 치료·상담"

전교조 "MZ 교사 80%, 기본급 10% 인상해야"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코로나19로 인해 줄어들었던 교권침해 관련 상담 건수가 지난해 6년 만에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교권침해로 인해 교사 5명 중 4명은 사직을 고민했고, 4명 중 1명은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는 설문 결과도 나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10일 발표한 '2022년도 교권보호 및 교직 상담 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교총에 접수된 교권침해 상담·처리 건수는 520건으로 2016년(572건) 이후 6년 만에 가장 많았다.

교권침해 상담 건수는 2017년 508건, 2018년 501건, 2019년 513건 등 매년 500여건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020년 420건, 2021년 437건으로 감소했지만 다시 유행 이전 수준으로 상담이 늘어난 것이다.

교사들이 교권침해를 당했다고 밝힌 주체는 학부모(241건·46.3%)가 절반에 육박했다. 동료 교직원(127건·24.4%), 학생(64건·12.3%) 등 순으로 조사됐다.

교총은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의 경우 51.9%가 교사의 학생지도를 문제 삼았다"며 "이 중 절반 이상이 아동학대 신고나 소송을 당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 생활지도는 아동학대로부터 면책권을 부여하는 법 개정안을 마련해 대국회 입법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며 "피해 교원에 대해 심리 상담, 치료, 요양 등 보호 조치와 소송비 지원을 보장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이 발표한 스승의 날 계기 조합원 교사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교권 침해로 인한 어려움이 나타났다.

교사노조가 지난달 20~28일 조합원 1만1377명에게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교직 생활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응답이 7778명(68.4%)에 달했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10일 오전 서울시 용산구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에 보내는 교육분야 성적표 발표 기자회견'에서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2023.05.10. ks@newsis.com
최근 5년간 교권침해로 정신과 치료나 상담을 받은 적 있다고 답한 교사는 3025명(26.6%)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 동안 이직이나 사직(의원면직)을 고민했는지 묻는 질문에는 교사 2950명(25.9%)이 거의 매일 이직이나 사직을 고민했다고 답했다. '종종'(3813명), '가끔'(3137명)을 합하면 9900명(87.0%)에 달했다.

교사들은 정부의 교육정책에도 박한 평가를 내렸다.

교사노조 설문에서는 8205명(72.1%)이 현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해 낙제점인 F를 부여했고, 교사의 의견이 반영되는지 묻는 문항에 '조금 아니다', '전혀 아니다'라는 답변이 총 1만959명(96.3%)에 달했다.

이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공개한 19호봉(10년 차) 이하 교사 2041명 대상 설문조사(3월20일~4월18일) 결과에서도 윤석열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평가에 대해 1417명(71.1%)이 F라고 평가했다.

교원정책의 문제점 중 가장 심각한 것을 복수로 물은 결과 물가인상률보다 낮은 임금 인상(실질임금 감소)을 택한 교사가 1743명(85.4%)으로 가장 많았고, 교권 확보가 1553명(76.1%)으로 그 다음이었다,

교원 임금 대책을 2가지 고르도록 한 문항에서는 '지난 몇 년간 물가 인상률을 반영한 기본급 10% 인상이 필요하다'는 답변(1628명·79.8%)이 가장 많았고 각종 수당 인상 필요(1507명·73.9%)가 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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