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교육개혁 관련 국가현안 토론회서 발언
"컴퓨터 처음 나왔을 때도 실습역량 반영한 바"
유기홍 "정보교사 부족"…이주호 "AI 교과서"
[서울=뉴시스]김경록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교육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 교원들의 전문성을 확보하고자 임용시험에 인공지능(AI) 역량을 반영하는 방안도 고민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조 교육감은 9일 오전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AI시대의 교육개혁, 무엇부터 해야 하는가' 국가현안 대토론회 축사에서 "교사의 전문성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가 AI시대 교육개혁의 핵심이라는 점에 공감한다"며 "AI 전문성을 서울 지방공무원 임용과정, 교원 시험과정 예를 들어 면접에서 도입하는 것은 어떨까, 그런 수준의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이전에 컴퓨터가 처음 도입된 시대에 컴퓨터 실습역량이 교원 임용시험에서 가산점이나 시험 항목으로 도입되기도 했다"며 "교육부와도 연관돼 있지만 조심스럽게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디지털 전환을 위한 교육의 패러다임 전환과 인적 자원 확충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개회사에서 "단순한 지식전달이 아니라 AI를 활용한 교육기법을 통해 아이들의 창의성을 키워내고, 다양성을 살려주는 교육을 어떻게든지 할 수 있도록 개혁해야 천문학적인 대한민국 사교육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교사가 단순히 지식전달자가 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진로·적성을 찾아갈 수 있는 컨설턴트(상담가) 역할이 공교육에서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국회 교육위원장인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실을 돌아보면 한 학교당 정보교사가 중학교는 0.3명, 고등학교는 0.7명, 중고등학교를 합치면 0.49명이다. 두 학교를 합쳐도 정보교사 한 명이 없다"고 지적했다.
유 위원장은 "교육부의 중장기 교원수급계획을 보니 정보교사를 4년 동안 1800명 지원한다고 하는데, 1년에 1800명씩 지원해도 부족한 상황"이라며 "우리나라 연간 AI 디지털교육 수업시간이 100시간 좀 넘는데, 미국은 400시간, 중국은 200시간이다. 교사가 없어서 제대로 가르칠 수가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서 마이크를 잡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 같은 지적에 공감하며 'AI 디지털교과서'를 전면에 내세웠다. 2025년부터 영어, 수학, 정보 교과수업은 맞춤형 학습진단이 가능한 AI 디지털교과서로 운영하겠다는 정책이다.
이 부총리는 "교실에 20명이 있으면 20명의 AI 보조교사가 아이들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라며 "그렇게 되면 적어도 지식 전달은 과거보다 훨씬 맞춤형으로,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수포자(수학 포기자)가 전혀 안 나오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 발제를 맡은 염재호 태재대학교 총장은 급변하고 있는 전 세계 교육환경을 소개했다. 오는 9월 개교를 앞둔 태재대는 이론이 아닌 토론 중심의 온라인 교육과정을 주로 운영하는 '한국판 미네르바 대학'을 표방한다.
염 총장은 하버드 대학이 지난해 미래 비전으로 내세운 'Expanding Community'를 두고 "2700명 뽑는 케임브리지 캠퍼스에만 국한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온 세상이 바뀌면서 침투하고 있을 때 (우리는) 생존할 수 있나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옥스퍼드의 학습 피라미드를 설명하며 "강의를 통해 기억에 남는 것은 5%밖에 안 되지만 체험학습을 통해서는 75%가 남는다고 한다"며 "외국은 프로젝트 수업으로 다 바뀌고 있다. 우리도 21세기 교육으로 빨리 탈바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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