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자신감의 원천에는 삼성전자가 3나노미터(㎚·1㎚=10억분의 1m) 파운드리 공정부터 세계 최초로 적용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이 자리 잡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경계현 사장은 지난 4일 대전 카이스트에서 열린 '삼성 반도체의 꿈과 행복: 지속 가능한 미래' 강연에서 "냉정하게 얘기하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기술력은 TSMC에 1~2년 뒤처져 있다"며 "5년 안에 TSMC를 앞설 수 있다"고 밝혔다.
경 사장의 이 같은 자신감에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한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 'GAA 기술'의 3나노 1세대 공정이 자리잡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행 '핀펫(FinFET)' 구조가 3나노 공정에서는 전력 효율성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 새로운 트렌지스터 구조인 'GAA 기술' 전환을 시도했다.
GAA는 반도체 칩에 전류가 충분히 흐르도록 설계해 전력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신기술이다. '핀펫'은 전류 흐름을 제어하는 '게이트'와 전류가 흐르는 '채널'이 '위-좌-우' 3개 면에서 만나는 반면, 'GAA'는 아랫면까지 포함해 맞닿는 면적을 더 넓혀준다.
TSMC는 3나노 공정에 기존 5나노 파운드리 공정에 쓰였던 핀펫 공정을 개선한 설계 기술 '핀플렉스(FinFlex)'를 적용했다. 이 기술은 삼성전자가 3나노 공정에 적용한 GAA에 비해 전력 효율이 낮지만, 생산 안정성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평가 받는다. TSMC는 삼성전자보다 다소 늦은 2나노 공정부터 GAA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3나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고, 고객들이 이를 평가하고 있다"며 "이 프로모션으로 테스트 칩도 제작한다"고 밝혔다. 이어 "삼성전자의 3나노 공정은 현재 GAA를 적용한 세계 유일의 공정"이라며 "이 공정의 고객사는 모바일과 고성능컴퓨터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GAA 기반 기술 격차로 TSMC를 따라잡겠다는 포부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공정 기술 혁신을 지속해 2025년에는 2나노, 2027년에는 1.4나노 공정을 도입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3나노에 GAA 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다양한 검증을 하고, 이를 통해 2나노와 1.4나노의 안정적인 생산 인프라도 선제적으로 구축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가 앞으로 급증할 3나노 이하 시장을 선점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최신 반도체 기술을 고객사에 소개하는 '삼성 파운드리 포럼'을 오는 6월 27~28일(현지 시간) 미국 산호세를 시작으로, 한국(7월4일), 독일 뮌헨, 일본, 중국 등에서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기술 혁신 추진 상황을 고객사들과 공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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