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이 대세"…화학업계, 앞다퉈 '폐플라스틱 사업' 강화

기사등록 2023/05/08 14:20:56 최종수정 2023/05/08 16:30:05

폐플라스틱 시장 규모 60조…2025년 600조 예상

플라스틱 사용 규제 강화에 폐 플라스틱 수요↑

"공장짓고 신소재 선보이고"…미래 먹거리 낙점

[서울=뉴시스]화학적 재활용 원료와 화학적 재활용 페트로 제작한 생수병의 모습.(사진=SK케미칼 제공)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화학업계가 폐플라스틱 사업을 크게 강화한다. 탄소배출을 가장 많이 하는 대표적인 업종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화학업체들마다 재활용이 쉬운 소재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 세계 각국에서 플라스틱 재활용 비율 규제를 강화하는 만큼 선제적으로 플라스틱 재활용 시설을 구축하는 한편 재활용에 적합한 소재 개발 및 공급을 통해 미래 먹거리 발굴을 본격화하려는 움직임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폐플라스틱 시장 규모는 60조원으로 추정되며 연평균 7.4% 이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시장은 오는 2027년 85조원, 2050년에는 60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폐플라스틱 시장은 플라스틱 재활용률이 낮아 앞으로 높은 성장성이 기대된다. 1950년대 플라스틱 생산량은 200만t 수준에 그쳤지만 2020년대에는 4억6000만t으로 230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재활용률은 단 10% 안팎에 불과하다.

이에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 국가들은 일회용품에 대한 생산 및 사용을 규제하고, 재활용 가능 자원에 대한 사용률을 높이는 등 관련 정책을 속속 예고하고 있다.

이처럼 플라스틱 제조 규제가 강화될 경우 새로운 플라스틱을 만드는 비용이 급등할 수 있어 자연스럽게 재활용 플라스틱 수요도 높아질 전망이다.

LG화학은 지난 3월 총 3100억원을 투자해 충남 당진시 석문국가산업단지에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생산 시설을 짓기로 했다. 이곳에서는 초임계 열분해를 통해 플라스틱을 분해한 뒤 원료용 열분해유를 생산한다. 

LG화학은 연간 2만t 이상의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생산, 기존 석유화학 공정에 투입해 합성수지 등 석유화학 제품 생산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플라스틱 자원 선순환 구조 구축에 나섰다.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분해해 새로운 재활용 플라스틱을 만들고 이를 제품화한 뒤 반복적이고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한다.

화학적 재활용의 전초기지는 울산공장이 맡았다. 롯데케미칼은 울산2공장에 1000억원을 투입해 오는 2024년까지 11만t 규모의 화학적 재활용 페트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2030년까지 34만t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SK케미칼은 2019년 음료수 병 등의 소재로 사용되는 페트를 리사이클해 화장품 용기용 고투명 소재로 재탄생 시킨 에코트리아(ECOTRIA)를 선보였다. 2021년에는 코폴리에스터 '에코트리아(ECOTRIA) CR' 양산에도 성공했다.

올해는 화학적 재활용 원료와 페트 생산체제를 갖추고 글로벌 시장 진출 및 사업 확장에 더 속도를 낸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중국 그린소재 전문업체 슈에사의 화학적 재활용 원료 및 화학적 재활용 페트 사업까지 인수했다.

SK지오센트릭은 지난 1월 영국 플라스틱 열분해 전문기업 플라스틱 에너지와 함께 울산에 폐플라스틱 재활용 종합단지 구축에 나섰다. 양사는 오는 2026년 상업 생산에 돌입한다는 목표다.

SK지오센트릭은 자체 보유 기술로 열분해유 후처리 공장도 동시 조성할 계획이다. 또 플라스틱에너지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국내 수도권과 중국·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 열분해 공장 건설도 추진한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연합은 2025년까지 플라스틱 패키징 중 55%를 리사이클할 수 있고 2030년에는 100% 재사용 또는 리사이클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선언했다"며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하는 것은 이제 전 세계 국가들에게 시급한 과제인 만큼 폐플라스틱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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