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인천지법 형사1단독(부장판사 오기두) 심리로 열린 2차 공판에서 사기, 부동산실명법 위반,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A(62)씨 측은 "혐의를 부인한다"고 재차 밝혔다.
A씨 측은 지난달 5일 열린 첫 재판 때와 마찬가지로 "사기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아 사기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면서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으면 공인중개사법 위반죄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다만 "부동산실명법 위반죄는 인정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첫 재판 때 A씨와 함께 기소된 공범 9명 중 일부는 아직 검찰 기록을 검토하지 못해 다음 기일에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밝히기로 했다.
하지만 이날 공범 2명의 변호인은 "확보한 증거기록 양이 너무 많아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다"며 공소사실 의견과 증거 동의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결국 이날 재판은 법률적 쟁점을 정리하지 못한 채 별다른 진전 없이 끝났다.
다음 공판기일을 정하기 전 오 부장판사는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 위원장에게 대표 발언할 기회를 제공했다.
안상미 대책위원장은 "사망자가 3명으로 늘었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2명까지 총 5명의 피해자가 나왔다"면서 "시간 끌기를 하지 말고 재판을 빨리 끝내달라"고 호소했다.
오 부장판사는 다음 재판을 22일 오전에 열기로 했다.
A씨 등은 지난해 1월부터 같은해 7월까지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자신이 소유한 공동주택의 임차인 161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약 125억원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지난 2009년부터 공인중개사, 중개보조원 등 타인 명의를 빌려 토지를 매입하고 자신이 운영하는 종합건설업체를 통해 소규모 아파트, 빌라 등 주택을 직접 건축했다.
그는 준공 대출금 등으로 건축 비용을 충당하고, 전세보증금으로 대출이자 및 직원 급여 등을 충당하는 과정을 반복해 2700여채에 달하는 주택을 보유했다.
이어 공인중개사(보조원)들을 고용하고, 해당 공인중개사들 명의로 5~7개의 공인중개사무소를 개설·운영하며 자기 소유 주택에 대한 중개를 전담하도록 했다.
지난 2월 기준 A씨가 소유한 주택 중 총 690세대가 경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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