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목숨 두개 아니잖아"…마트서 벌어진 살벌한 말다툼

기사등록 2023/05/03 11:55:25 최종수정 2023/05/03 16:08:58

아이 안은 부부, 사과 안 받아주자 협박한 男



[서울=뉴시스]권서영 인턴 기자 =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마트에서 싸우는 거 봤는데 좀 무서웠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공유됐다. 작성자 A씨는 "마트에 가서 딸기를 고르는 중에 옆에서 '미안합니다' 소리가 들렸다"며 "궁금해서 보니 제 또래 돼 보이는 남자가 지나가다 애 엄마가 안고 있는 갓난아기를 툭 쳤나 보더라"고 밝혔다.

A씨는 "아이 엄마는 조심 좀 하라고 하고, 남편처럼 보이는 사람은 미안하면 다냐고 따졌다"고 전했다. A씨에 따르면 남성은 "지나가다 실수로 부딪혀서 사과하는데 좀 받아 달라"고 말했으나, 남편은 화가 난 듯 계속해서 쏘아붙였다.

 그러자 눈빛이 돌변한 남성은 "너 여기서 그만 안 하면 평생 후회한다. 애 목숨 두 개 아니지 않냐"고 말했다. 이에 남편은 당황한 기색으로 "그냥 가자"며 아내와 함께 자리를 떴다. A씨는 "영화에서 보던 살해 협박을 실제로 처음 보는데 그 자리에 제가 있으니 좀 소름 돋고 무서웠다"고 회상했다.

이어 "진중하게 사과하기보다는 성의 없이 흘러가듯 말하고 지나가는 느낌이었다"며 "남성이 진심을 담아 사과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다", "이게 글자로만 보면 그냥 흔한 싸움에 허세를 부리는 느낌이 들 수도 있는데 그 남자의 눈이랑 분위기가 무슨 짓을 저질러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것처럼 보였다"고도 덧붙였다.

A씨의 목격담에 네티즌의 반응은 엇갈렸다. 한 네티즌은 "저런 경우를 실제로 봐서 아는데 저럴 때의 분위기는 정말 장난이 아니다"라며 "내가 본 경우에는 집을 사서 이사를 온 아이 있는 부부가 6개월도 안 살고 무서워서 다시 이사를 가 버렸다"며 A씨에게 공감을 표했다.

일부 네티즌은 사과를 받아주지 않은 남편의 태도를 지적했다. "아이를 데리고 있다고 주변에 민폐를 끼치면 안 된다. 남이 배려해 주는 거지 특권이 아니다", "일부러 친 것도 아니고 미안하다고 사과하면 된 것 아니냐. 아이가 다친 게 아니라면 큰 죄도 아니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아이 목숨을 운운하는 것도 정상은 아니다"라며 남자의 반응이 지나쳤다는 비판도 나왔다. "실제로 저런 사람을 보면 싸울 게 아니라 그냥 지나가는 게 낫다. 이상해 보이는 사람은 일단 피해라, 그게 가족을 보호하는 길" 이라는 조언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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